전동차 운전배우는 제타룡 도시철도公사장 “사장님 너무 빨라요, 속도 줄여요”

전동차 운전배우는 제타룡 도시철도公사장 “사장님 너무 빨라요, 속도 줄여요”

입력 2003-03-07 00:00
수정 2003-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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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승객 불안감부터 없애야지요”

“사장님 너무 빠릅니다.속도를 줄이셔야 합니다.”

“알았어요.이렇게 하면 되지요.” 지난 5일 낮 12시20분쯤 강동구 도시철도공사 고덕차량기지.이 회사의 제타룡(64) 사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이 연습하는 곳에서 열심히 전동차 운전을 배우고 있었다.대구지하철 참사로 수많은 승객들이 희생된 것을 보고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전동차 운전을 배우기 시작했단다.운전석에 오른 것이 이날로 두 번째.

“동종업계 책임자로서 죄인이 된 심정입니다.서울에서도 잇따라 작은 사고들이 터져 승객들의 불안감부터 없애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지하철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자문해보니 별로 아는 게 없었더란다.그래서 직원들이 운전 배우는 곳으로 달려가 직접 운전대를 잡아봤다.실제 운전을 하려면 9개월가량 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대신 지하철의 운행과 사고예방책 등을 나름대로 터득할 수 있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금까지탈선이나 충돌 등에 대해서만 대비했지 화재나 테러는 고려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테러수준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소통위주’인 지하철 운행도 앞으로는 철저하게 ‘안전위주’로 바꿔 승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제 사장은 알아주는 학구파다.고등학교만 마치고 9급으로 공직에 뛰어들어 35년동안 근무하다 정년퇴직했다.공무원이 되는 과정엔 웃지못할 사연이 있다.아는 선배가 공무원시험을 봐야 하는데 실력이 모자라니 ‘공부 잘하는 네가 좀 보여달라.’고 애원,시험을 보게 됐는데 선배는 낙방을 하고 자신만 합격했단다.

공직에 있으면서도 통신강의로 미국의 컬럼비아 퍼시픽대학과 유타주립대를 마쳤다.연세대 행정대학원도 마쳤다.서울시에서 99년 정년 퇴직한 뒤 다시 서경대 영어학과 3학년에 편입학,뒤늦게 학업에 열중하다 도시철도의 사령탑에 앉으면서 휴학한 상태다.공부 과목이 이젠 ‘지하철’로 바뀐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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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현기자
2003-03-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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