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

[시론]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

양승우 기자 기자
입력 2003-03-05 00:00
수정 200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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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1세기에 이르러 안으로는 국민참여의 사회로 전환되고 있으며,밖으로는 이념을 초월한 평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런 변화와 참여의 시대에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 구체화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용산기지 100만평은 여의도와 비슷한 규모다.여의도가 국제화를 중심으로 한 개발이라면,용산기지는 친환경과 민족자주의 의미를 갖는 개념이어야 한다.오래 묵어서 오히려 서울의 노다지가 된 이 땅은 풍수지리학 차원에서뿐만 아니라,서울의 중심에 있기에 중요한 곳이다.예로부터 외침(外侵) 또는 외세(外勢)의 주둔지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더욱 중요한 땅이다.

이 땅을 돌려받는다면,서울의 중심에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가꿀 수 있음은 물론,특히 우리의 국제관계가 시혜와 종속,대립과 단절의 관계에서 호혜와 자주의 관계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해 ‘평화와 자주’를 전 세계에 천명할 수 있다.

15년 전,서울시는 용산기지를 전 국민과 서울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었다.서구사회가 200년 정도 걸렸던 도시화·산업화 과정을 서울은 전쟁 이후 거의 50년 만에 이루었다.

여기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도시문제는 환경악화,일조권·조망권 침해,무분별한 개발,교통체증 등 물리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심리적 황폐함,박탈감,왜소화 등을 심화시켰다.

최근 여가 및 스포츠에 대한 욕구의 증가도 이런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다.꽉 짜여진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억눌린 자신을 풀고,자연과 함께함으로써 자신을 재발견하고 다시 도시생활을 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이러한 수요는 상당하며,외국의 국제적 도시를 봐도 뉴욕의 센트럴파크,런던의 하이드파크,파리의 튈러리공원(루브르 박물관 앞)은 도시의 중심이며,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다.서울도 이런 차원의 충족되지 못한 수요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용산기지는 전 세계에 ‘평화와 자주’의 메시지를 주며,시민들에게 도시에서의 심리적 압박을 해소할 수 있고,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마당인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

어느 특정집단의 이기주의나 정치적인 계산을 뒤로하고,그동안 시·공간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했던 장벽을 허물며,모든 서울시민에게 열려있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주공원’,‘참여공원’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참여공원’은 조성과정에서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기능적으로는 내부적으로 시민의 여가공간을 제공하고,공원의 역사성 및 자주성을 밝혀야 할 것이다.외부적으로는 도시녹지축을 완성하는 바탕이 되어야 한다.도시교통체계를 보완하고,용산구 일원의 주변 개발 및 재개발을 촉진해 광역적인 공간구조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단순히 용산기지의 공원화뿐만이 아니라 주변 지역의 영향권을 고려한 모든 관련계획이 수반돼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참여공원’이 될 것이다.

이 소중한 땅,지난 100년간 묵혀왔던 이 땅은 현재를 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오히려 다가오는 100년 후의 후손을 위한 땅이다.

미래를 위해 국민의 합의와 참여를 모아 차근차근 가꾸어가는 지혜를 발휘할 때가 왔다.용산기지의 공원화 계획은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우리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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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우
2003-03-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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