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국가 재난관리시스템 일원화” 여론…행자부 관련부서간 신경전 치열

[뉴스 인사이드] “국가 재난관리시스템 일원화” 여론…행자부 관련부서간 신경전 치열

장세훈 기자 기자
입력 2003-02-27 00:00
수정 200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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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국 “소방청으로 독립시켜야” 민방위본부 “재난업무 흡수통합을” 네티즌 “기구보다 시스템 갖춰야”

“‘재난관리청’을 신설해야 한다.”,“‘소방청’을 독립시켜야 한다.”

대구 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국가 재난관리시스템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행정자치부 민방위재난통제본부 공무원들이 각각 자신들의 부서 위주로 재편되어야 한다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게다가 행자부 홈페이지에 이를 둘러싼 공방도 끊임없이 이어져,개편과정에서 후유증마저 우려되고 있다.

현재 행자부 내 민방위재난통제본부는 재난업무를 담당하는 민방위재난관리국과 구조·구급업무를 맡고 있는 소방국,재해업무를 관할하는 방재관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방국 직원들은 소방청을 독립시키고 다른 재난관리업무를 소방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민방위재난관리국 직원들은 소방국과 타 부처의 재난관련업무를 흡수·통합해 재난관리청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방국 관계자는 “사고현장에서 구조·구급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도 없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재난관리는 어렵다.”면서 “소방청을 독립해 인력과 장비를 보강해야 하며,재해·재난업무 일부를 흡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다른 공무원은 “지하철과 항만,항공 등 소방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특례’대상이 너무 많은 실정”이라면서 “소방법을 ‘국가안전법’으로 바꿔 국가안전에 대한 정책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방위재난관리국 공무원들은 “구조·구급업무 위주인 소방업무는 지극히 순간적,지역적인 사건·사고에 국한된다.”면서 “소방을 독립시켜 중앙조직을 강화할 필요는 없으며,지방단위의 소방조직을 강화하고,중앙에는 재해·재난업무를 총괄하는 재난관리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다른 공무원은 “소방청이 독립된 나라는 빈번한 지진 발생으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일본밖에 없다.”면서 “재난관리시스템 일원화의 핵심은 총괄조정 기능에 있지 소방청 독립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가재난관리시스템 개선과 맞물려 서로 혼선이 빚어지자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행자부 홈페이지에 ‘대국민’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큰 재난사고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나오는 청 신설 등의 ‘여론몰이’가 한심스럽다.”면서 “현 체제에서 체계적인 예방대책을 세우고,실질적인 사고처리를 보강하기 위해 인력과 장비를 늘리기 위한 계획이 먼저”라고 일침을 가했다.‘봉사소방’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대구 지하철 참사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한 어려운 시기에 조직 개편만을 주장하는 것은 이기주의적인 발상이다.”라면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는다면 독립기구 신설문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
2003-02-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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