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투명 경영의 출발점 돼야

[사설]투명 경영의 출발점 돼야

입력 2003-02-24 00:00
수정 2003-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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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 총수의 구속은 관행처럼 되다시피 했던 재벌 총수의 부당내부거래 등 불투명한 기업 활동에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구속영장에서도 드러났듯이 SK㈜ 최태원 회장은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격 부풀리기를 비롯,부당내부거래 지시 등 각종 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멀쩡한 계열사들은 총수의 지시 한마디에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이러한 탈법 행위를 통해 총수의 경영권은 강화됐을지 모르지만 ‘작전’에 동원된 계열사의 주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우리는 노무현 차기 정부가 경영의 투명성과 재벌 개혁을 강도높게 요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반면 재계가 집단소송제와 완전 포괄 상속·증여세 도입 등 차기 정부가 추진하려는 재벌 개혁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재벌은 부당내부거래 등 불투명한 경영으로 부와 경영권을 세습하려는 반면 차기 정부는 세금 없는 부의 세습과 편법·탈법의 보호망 아래 ‘황제 경영’을 지속하려는 재벌의 구습(舊習)을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재벌 길들이기’의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안다.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다.하지만 최 회장의 범법 사실에서도 적시됐듯이 정도를 벗어난 경영은 더이상 용납돼선 안 된다.정부와 외국인 투자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주주와 시민단체들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있다.재벌 총수도 지배권 강화보다는 ‘선량한 관리자’로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해달라는 것이 이 시대의 주문이다.우리는 최 회장의 구속이 재벌의 잘못된 경영 관행을 바로잡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2003-02-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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