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後 이라크 석유개발권 잡아라”매장량 세계 2위,국제석유회사들 물밑쟁탈전 치열

“戰後 이라크 석유개발권 잡아라”매장량 세계 2위,국제석유회사들 물밑쟁탈전 치열

입력 2003-02-18 00:00
수정 200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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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량 1120억 배럴 이상… 세계2위 국제석유회사들 벌써 물밑 쟁탈전 치열

이라크 전쟁 발발이 임박해짐에 따라 후세인 정권이 축출된 이후의 이라크 석유 개발권을 둘러싸고 국제 석유회사들과 관련국들의 물밑 쟁탈전이 치열하다.

대형 석유회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 매장량을 가진 이라크 유전에 오래 전부터 눈독을 들여왔다.

1120억배럴 이상의 막대한 매장량은 물론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유엔의 제재로 외국인투자가 적어 개발이 미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세계 최저 수준의 원유생산 단가도 매력적인 요건이다.

이라크가 토탈피나엘프,루코일 등 프랑스,러시아,중국의 대형 석유회사들과 개발 계약을 맺고 있기는 하지만 포스트 후세인 체제 하에서도 이 계약이 유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증가하면서 이라크 유전은 세계 석유회사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이라크 유전 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기업은 프랑스의 토탈피나엘프다.

유엔의 경제제재가 있기 전부터 수십년간 이라크와 거래해온 토탈피나엘프는 가장 유망한 유전 2개소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라크 유전 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라크 전쟁 후에도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러시아도 주요 관련국이다.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루코일이 이라크로부터 서쿠르나 유전지대 개발 계약을 취소당해 불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다른 러시아 석유회사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이같은 이라크 석유 이권 경쟁에 미국이 가세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80년대 말부터 이라크와의 관계악화로 석유개발에서 배제돼 왔지만 이번 이라크전을 주도하는 국가로서의 이점을 이용,노골적으로 유전개발권에 손을 뻗고 있다.

미국의 주요 국제문제 연구소인 외교위원회(CFR)와 라이스 대학 공공정책연구소는 최근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서 “법적마찰을 통해 이라크 중요 유전의 개발권을 선점한 외국 회사들의 개발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엔의 법적 틀안에서 석유계약 문제를 재고할 것을 제안했다.유엔을 통해 선계약의 유효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독일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라크전이 터질 경우 프랑스,중국,러시아 업체들이 기득권을 쉽게 포기할지는 의문이지만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얼마만큼 지원을 했느냐가 전쟁 후 이라크에서 이권을 얻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왕립 국제문제연구소의 발레리 마르셀 연구원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이라크가 석유 메이저들과 이미 맺은 계약들이 전쟁 후에도 유효할지가 관건”이라면서 “미국의 공격을 얼마나 지원하는지가 기득권 보장 정도를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2003-02-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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