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문한 탓인지,스포츠 스타의 은퇴에 일본 열도가 이토록 떠들썩하기는 이 곳 도쿄에 와서 처음있는 일 같다.
일본 씨름 ‘스모’의 최강자 다카노하나(30)의 은퇴가 발표된 20일 오전 마침 도쿄 중심가 긴자에서 은퇴 소식을 장식한 호외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놀람은 그뿐 아니었다.
시청률 지상주의 민방의 호들갑은 그렇다치더라도 공영방송 NHK마저 호들갑에 가세했다.
NHK는 오후의 은퇴 기자회견에 배경이나 파장을 분석한 기사를 장시간,그것도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그의 은퇴가 호외나 생중계를 통해 일본인들이 꼭 알아야 할 뉴스이거나 의미있는 일인가.고이즈미 총리,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까지 “은퇴 유감” 논평을 냈다.스모에 그다지 관심에 없었던 만큼 의아함,궁금증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왜들 난리법석이냐.”일본인들의 대답은 십인십색.그렇지만 “그는 시대의 상징”이라는 공통점은 있었다.다카노하나는 15년전 중학생 때 스모 인생을 시작했다.일본의 거품경제 붕괴와 시기를 같이한다.
그는 ‘최연소’가 따라붙는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운다.
18살에 최고서열 장사(요코즈나)를 쓰러뜨리는 파란을 일으킨다.
이듬해 씨름판 왕자에 등극한다.1994년에는 요코즈나로 승진한다.22차례의 우승을 거머쥔 스모 천재 다카노하나이지만 지난 19일 서열이 한참 아래인 후배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고 이튿날 은퇴를 발표한다.
경제가 위축되고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랑거리가 없어진 일본에 그는 우뚝선 우상이었다.상대를 쓰러눕히고 씨름판에서 포효하는 그의 강한 모습은 경제난에 짓눌려 축 늘어진 일본인들의 어깨를 치켜올리는 자극제였다.
요미우리 신문 사장이자 요코즈나 심사위원장인 와타나베 쓰네오씨는 말한다.“경제와 더불어 일본사람 전체가 정신적으로 퇴조하고 있다.다카노하나의 은퇴가 쇠퇴현상의 상징이 아니길 바란다.”일본인들이 그의 은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잘 보여주는 언급이다.
“그의 부활을 기대했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말처럼 다카노하나의 은퇴는 추락하는 일본 시대와 오버랩되면서 일본인들 마음을 한층 어수선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marry01@
일본 씨름 ‘스모’의 최강자 다카노하나(30)의 은퇴가 발표된 20일 오전 마침 도쿄 중심가 긴자에서 은퇴 소식을 장식한 호외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놀람은 그뿐 아니었다.
시청률 지상주의 민방의 호들갑은 그렇다치더라도 공영방송 NHK마저 호들갑에 가세했다.
NHK는 오후의 은퇴 기자회견에 배경이나 파장을 분석한 기사를 장시간,그것도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그의 은퇴가 호외나 생중계를 통해 일본인들이 꼭 알아야 할 뉴스이거나 의미있는 일인가.고이즈미 총리,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까지 “은퇴 유감” 논평을 냈다.스모에 그다지 관심에 없었던 만큼 의아함,궁금증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왜들 난리법석이냐.”일본인들의 대답은 십인십색.그렇지만 “그는 시대의 상징”이라는 공통점은 있었다.다카노하나는 15년전 중학생 때 스모 인생을 시작했다.일본의 거품경제 붕괴와 시기를 같이한다.
그는 ‘최연소’가 따라붙는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운다.
18살에 최고서열 장사(요코즈나)를 쓰러뜨리는 파란을 일으킨다.
이듬해 씨름판 왕자에 등극한다.1994년에는 요코즈나로 승진한다.22차례의 우승을 거머쥔 스모 천재 다카노하나이지만 지난 19일 서열이 한참 아래인 후배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고 이튿날 은퇴를 발표한다.
경제가 위축되고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랑거리가 없어진 일본에 그는 우뚝선 우상이었다.상대를 쓰러눕히고 씨름판에서 포효하는 그의 강한 모습은 경제난에 짓눌려 축 늘어진 일본인들의 어깨를 치켜올리는 자극제였다.
요미우리 신문 사장이자 요코즈나 심사위원장인 와타나베 쓰네오씨는 말한다.“경제와 더불어 일본사람 전체가 정신적으로 퇴조하고 있다.다카노하나의 은퇴가 쇠퇴현상의 상징이 아니길 바란다.”일본인들이 그의 은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잘 보여주는 언급이다.
“그의 부활을 기대했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말처럼 다카노하나의 은퇴는 추락하는 일본 시대와 오버랩되면서 일본인들 마음을 한층 어수선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marry01@
2003-01-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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