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PT탈퇴 시사의미/美압박 맞대응 ‘으름장 외교’

北 NPT탈퇴 시사의미/美압박 맞대응 ‘으름장 외교’

입력 2002-12-31 00:00
수정 200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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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29일 담화를 내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탈퇴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되고 있다.이는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대북 봉쇄정책을 거론하자 물러서지 않고 단계적으로 대응강도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담화는 30일 새벽 이례적으로 공개됐다.

북한의 이같은 전략은 최근 일련의 조치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북한은 지난 12일과 14일 두 차례 엘 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감시 카메라 및 봉인 제거를 요청한 뒤 21일 5㎿e 원자로 봉인을 제거했고,곧이어 폐연료봉 저장시설 봉인(22일)과 영변 방사화학실험실 봉인(23,24일)을 잇따라 제거했으며,27일에는 IAEA 사찰단원 추방을 결정했다.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핵개발을 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서방 세계가 북한의 위험한 ‘핵 외교’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일방적으로 미국의 편을 드는 양상이 나타나지 전가의 보도처럼 여겨왔던 ‘NPT 탈퇴’ 카드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독일 정부가 북한 대사를 불러 한반도 핵 위기 고조에 대해 ‘경고’하고,호주가 대사 파견을 미루는 등 사실상 서방 진영 전체가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면서 북한은 1993년 1차 핵 위기 당시처럼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미 정부 고위 관리들이 ‘맞춤형 봉쇄(tailored containment)’라는 새로운 대북 포위 압박 전술을 시사했고,CNN을 위시한 주요 언론들이 이를 톱뉴스로 타전하면서 위기감을 조성하자 대응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93년 초 클린턴 행정부가 출범한 뒤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이 재개되고,IAEA가 전례 없는 북한 핵 ‘특별 사찰’을 결의(2월25일)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3월8일)나흘만에 NPT 탈퇴를 선언했었다.

미국이 당시와 유사한 고강도 압박 전술을 구사하려 하자 북한은 NPT 탈퇴가능성을 흘려 미국과 관계 개선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담화에서 “NPT 상의 특수지위가 위태롭다.”고 지적한 것은 NPT를 탈퇴한다거나 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일종의’외교적 수사‘를 통해 초강경 대응을 예시하면서 미국에 대해 대화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박록삼기자 youngtan@
2002-12-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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