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길섶에서]달력

[2002길섶에서]달력

이건영 기자 기자
입력 2002-12-28 00:00
수정 2002-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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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만큼 때가 되면 어김없이 물러나는 것도 없을 것이다.달력은 언제나 새 달력에 자리를 내준다.새해 달력이 집안에 들어오면 벽에 걸린 헌 달력은뒷방 늙은이다.

한 해의 집안 대소사를 함께한 나침반이었건만,손땟국만을 남긴 채 뒤로 물러나 앉는다.새 달력은 으레 헌 달력 위에 깔끔하고 훤칠한 모습으로 나타나곤 했다.

달력은 그러나 우리 마음을 겸손하게 해주는 생물체다.누구나 달력 한장을넘길 때면 심신이 새로워진다.(물론 피곤한 사람도 있겠지만.)다가오는 시간은 좀더 달리 살아야겠다는 마음속 맹세도 수없이 하면서.새 날을 가리키는검은 글자와 빨간 글자에 미래가 겹쳐서 다가오지 않았던가.옛날에는 동짓날부터 새해로 쳤다고 한다.날이 길어진다는 것만도 희망과 활력을 준다는 믿음 때문이었으리라.

“자신이 자신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자신의 운명을 지배한다.”는 말을 남겼던 미국의 어느 유명한 CEO는 2002년 자신의 신화를 접어야했다.자신을 지배하지 못했기에 그랬을 것이다.나를 지배하는 2003년이 됐으면 한다.

이건영 논설위원

2002-12-2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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