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유통위, 내냔 추곡수매가 복수안 건의“무책임한 양다리 걸치기” 비난

양곡유통위, 내냔 추곡수매가 복수안 건의“무책임한 양다리 걸치기” 비난

입력 2002-12-02 00:00
수정 2002-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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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곡수매가 결정의 큰 역할을 해온 양곡유통위원회(위원장 成瑨根 충북대농업경제학과 교수)가 내년도 추곡수매가를 2%인하 또는 3%인상이라는,사상초유의 대정부 복수 건의안을 내놨다.

유통위는 소비자와 농민단체안을 절충하지 못한 결과이며 인하안에 보다 중점을 둔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런 ‘양다리 걸치기’식 복수안은 유통위의 ‘직무유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특히 정부의 주요 위원회가 이런 술에물탄 듯한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정부위원회의 역할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농림부 장관 자문기구인 양곡유통위는 지난 달 30일 제8차 전체회의를 갖고 2003년산 추곡 수매가를 올해보다 2% 인하하자는 소비자단체의 건의안을 제1안으로,3%인상하자는 농민단체의 건의안을 제2안으로 하는 복수안을 제시키로 합의했다.

두가지 방안의 격차인 5%포인트는 사실상 추곡 수매예산으로 따져 800억원에 해당된다.위원회는 인하안을 채택할 경우 이 정도 금액만큼의 논농업직불제 예산을 증액하도록 정부에 건의했다.

올해 수매가 6만 440원(벼 40㎏ 1등급 기준)에서 2% 인하된 수매가는 5만 9230원이며 수매량은 532만 6000석이다.3% 인상된 수매가는 6만 2250원이며 수매량은 504만 3000석이다.

이런 복수안에 대해 성위원장은 “당초 12%인상을 주장한 농민단체와 5% 인하를 고집한 소비자단체 양쪽의 입장을 최대한 조율한 결과”라며 “특히 2%인하안에 더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위원장은 이어 “정부 수매량이 총 쌀거래량의 15%도 안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쌀가격지지정책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면서 “이 때문에 양곡유통위원회를 폐지하고 매월 ‘양곡정책심의회’(가칭)를 열어 실질적인 양곡정책을 심의하자는 건의안도 새로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합의안을 내놓지 못한 데 대한 비난을 의식해 성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위원회가 4∼5%인하할 것을 합의안으로 제시했지만 정부안은 결국 ‘동결’로끝난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쪽의 한 위원은 “일부 동결주장도 나왔었지만 처음부터 표결얘기는 없었다.”면서 “격렬한 논쟁없이 각자의 입장을 배려해 공동건의안을마련했다.”고 전해 위원회가 치열한 의견수렴과정없이 양다리 걸치기식 건의안을 마련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농민단체를 대표하는 한 위원은 “5시간동안 회의가 진행되면서 합의가 안되면 공동안을 마련해서 파장을 막자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다.”면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양쪽의 의견이 모두 반영됐다.”고 말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대정부건의안을 마련하면 양곡유통위원회의 무용론에 반박할 근거가 전혀 없다.”고 난감해했다.

양곡유통위원회는 생산자와 소비자단체 각 5명을 비롯해 언론계,곡물유통업계 인사 등 모두 2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유통위 건의안은 정부가 추곡수매안을 마련하는 토대가 되며 국회는 정부안을 근거로 수매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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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기자 sskim@
2002-12-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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