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산책] 여배우의 노출연기

[충무로 산책] 여배우의 노출연기

황수정 기자 기자
입력 2002-10-16 00:00
수정 2002-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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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이 벗었다며? 이병헌까지?”

요즘 충무로에 두셋만 모이면 으레 나오는 얘기다.촬영장에서 자존심 내세우기로 소문난 톱스타 이미연이 오는 25일 개봉하는 멜로영화 ‘중독’(제작 씨네2000)에서 전라로 열연했다는 소식 때문이다.함께 엮이는 입방앗거리는 또 있다.새달 8일 개봉하는 변영주 감독의 ‘밀애’(제작 좋은영화)의 남녀 주인공,이종원과 김윤진도 처음으로 전라 연기를 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벗는 연기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일축할 수도 있겠다.하지만 사정을 알면 그렇지가 않다.정상급 여배우들은 정사장면에 대역을 내세우는 게 관행으로 굳어온 터다.톱스타가 아니더라도 노출연기에 극도로 몸을 사리는 배우는 여전히 많다.최근 개봉한 ‘마법의 성’에서는 모 여배우가 제작발표회에까지 나왔다가 적나라한 노출연기 때문에 끝내 출연을 포기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대역 없이 노출연기를 하기로 한 배우들이 촬영현장에서 극도로 예민해지는 건 말할 것도 없다.시동생과 형수의 위험한 사랑을 그린 ‘중독’에서 주인공 이병헌과 이미연의 정사는 5분여 분량.이를 위해 한밤중 7∼8시간을 되풀이 찍었지만 정작 세트 안에는 감독조차 출입엄금.촬영감독만 들어가고 감독은 밖에서 화면 모니터링만 했다.‘밀애’도 마찬가지.5분여 정사장면을 위해 꼬박 일주일을 매달린 영화에서 김윤진과 이종원은 감독,촬영감독,동시녹음 담당자만 출입을 허락했다.

‘중독’은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등급을 받았다.최종 편집본에 당초 예상했던 만큼 충격적인 배우 노출은 없다는 얘기다.중요한 건 배우들의 달라진 자세다.여배우의 노출에는 분명 ‘용기’가 전제된다.이미연이 영화에서 받은 기본 개런티는 3억원.최고의 대우에 걸맞게 적극적으로 ‘의무’를 다했다.연기의 금기를 깨나가는 톱스타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관객에겐 틀림없이 즐거운 경험이다.

황수정기자 sjh@
2002-10-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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