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용 버블’ 경고 경청해야

[사설] ‘신용 버블’ 경고 경청해야

입력 2002-10-08 00:00
수정 200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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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개인 대출에 따른 ‘신용 버블’ 붕괴와 한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경고하는 보고서가 나왔다.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한국 경제 경착륙 리스크 고조’라는 보고서를 통해 신용 버블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 회복세가 예상을 밑돌고 있어 한국 경제가 급격한 경기 후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고 한다.몇달 전 한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예견했던 모건스탠리가 경착륙으로 바뀐 배경에 각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9월의 수출 증가율은 12.6%로 전월의 18.9%에 비해 둔화됐을 뿐 아니라 비교 시점인 지난해 9월의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것이 모건스탠리측의 지적이다.더구나 소득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소비증가율은 변수가 많아 언제 꺼질지 모르는 상황이다.신용 버블이 붕괴하더라도 수출 및 소비 증가율이 완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의 추세로 볼 때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그럼에도 올 들어 가계대출은 1·4분기와 2·4분기에 25조원이상씩 급증한 데 이어 9월에도 6조원이나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좀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대기업들이 정권 교체기를 맞아 현금을 움켜쥔 채 투자를 기피하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금융기관들이 개인을 상대로 ‘밀어내기’식 대출을 한 결과다.

미국 경제 불안 등 대외 여건의 악화 가능성,금리 인상시 신용불량자 양산 등을 감안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려는 정책당국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신용 버블 붕괴는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그렇다면 신용 버블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정책이다.정치권의 입김을 뛰어넘는 정책의 선택을 요구한 모건스탠리의 진단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2002-10-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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