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한국은행 ‘금리인상’대립 2라운드 ‘콜금리 무용론’으로 번져

재경부·한국은행 ‘금리인상’대립 2라운드 ‘콜금리 무용론’으로 번져

입력 2002-09-20 00:00
수정 2002-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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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은행간 단기자금거래의 금리) 인상의 타당성을 놓고 정부와 금융권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재정경제부가 콜금리 인상 ‘무용론’(無用論)을 들고 나왔다.재경부는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으로 금리를 올릴 시점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콜금리가 시장에 뚜렷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약발'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콜금리는 대출억제 등의 효과가 있었다고 반박했다.또 인플레가 우려된다며 시중 금리의 기준 잣대가 되는 콜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콜금리 인상을 놓고 대립하던 재경부와 한은이 이제는 ‘콜금리 무용론’을 놓고 2라운드 입씨름을 벌이는 양상으로 번지고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19일 “시중 유동성(자금)이 부족하거나 적당한 상태라면 콜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자금 흐름을 조절할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지난 5월 콜금리가 4.0%에서 4.25%로 0.25%포인트 올랐지만 시중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오히려 더 떨어졌다고 지적했다.실제로 지난 5월7일 콜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의 신규 기업대출 금리는 4월의 연 6.64%에서 6.52%로 오히려 낮아졌다.가계대출은 7.19%에서 5월 7.32%로 소폭올랐다. 다른 재경부 관계자는 “이미 시중금리가 자유화돼 은행들이 자유롭게 여신·수신금리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콜금리 인상은 상징적인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면서 “오히려 시중은행간 금리책정 눈치보기 등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 신인석(辛仁錫) 부연구위원도“소비와 투자 등 경제행태에 변화가 생겨야 콜금리 인상의 의미가 있지만 고작 0.25%포인트 정도의 콜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흡수 등 우리경제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인상한 지난 5월 이후 신규 가계대출 규모가 6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크게 줄었기 때문에 금리인상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한다.물론 8월들어 부동산 과열투기현상 탓에 가계대출 규모는 다시 5조원대로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콜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금리에 변동이 없었던 것은 그만큼 시중에서 금리인상의 충격이 없었다는 반증”이라며 “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 은행들이 예금·대출금리를 변동시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김태균기자 jhpark@
2002-09-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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