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盧후보 ‘정치실험’ 이제부터다

[사설] 盧후보 ‘정치실험’ 이제부터다

입력 2002-09-19 00:00
수정 200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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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어제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선거체제를 갖췄다.이제 명실상부한 ‘노무현 정치실험’의 출발점에 섰다고 할 만하다.그리고 그의 실험 결과는 곧바로 당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할 수 있다.그가 선대위 출범에 즈음한 회견에서 “이제부터 한치의 흔들림없이 어떤 압력이나 세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같은 인식의 단면일 것이다.

지난 봄 그가 돌풍을 일으키며 대선후보가 됐을 때,당 밖의 많은 사람들도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갈채를 보냈다.우리 역시 그가 정치개혁과 발전의 중심에 서는 인물이 돼 주길 당부했다.그러나 그는 노풍(盧風)에 걸맞은 정체성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당을 추스르는 리더십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지금 그의 인기하락도 이같은 실망의 표출이라고 본다.

그는 이제 분당의 위기 속에 선거체제를 꾸려나가야 한다.우선 당을 새롭게 추스르고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그의 말처럼혁명적으로 당을 개혁해야 할 것이다.당명만 바꾸는 어설픈 리모델링으론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더 이상 갈기갈기 찢긴 모습을 보여선 곤란하다.상당한 진통과 아픔을 겪더라도 싹이 보이는 정당으로 거듭 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그의 이념과 정책 노선이 어떤 것인지도 명쾌하게 제시해야 한다.

노 후보는 새로운 정치와 디지털시대의 리더십을 자주 강조했다.지금과 같은 네거티브 선거전략과 고비용의 정치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선,스스로 고통을 감수하는 모범을 보여야 함은 물론이다.3김 시대를 정리하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희망과 비전의 리더십과 정치 틀을 발견하길 갈구하고 있다.한반도 주변을 둘러싸고 급변하는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이에 부응하는 리더십을 노 후보가 보여주길 기대한다.

2002-09-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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