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51호 조선왕조실록이 일부 손상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존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서울대 규장각 소장 태조∼명종실록 614책 가운데 일부 밀랍본(蜜蠟本)이 훼손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은 지난 98∼99년.
당시 연구소는 “밀랍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재로선 개발된 기술이 없다.”고 규장각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같은 사실이 공개된 뒤 “그렇다면 보존처리 기술을 선도한다는 일본 나라문화재연구소에라도 의뢰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문화재연구소가 일본 동부예술대학의 지류보존처리 전문가와 접촉한 결과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밀랍으로 표면을 처리한 고서를 다룬 적이 없다.”는 답변만을 들었다고 한다.
실록을 밀랍으로 처리한 것은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듯하다.그러나 학계는 밀랍본 훼손이 임진왜란 이전부터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문화재연구소 관계자도 “실록 제작 직후부터 문제가 있었던 듯 밀랍이 채 굳기도 전에 제거하려 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뒤늦게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가칭 실록보존위원회를 구성하여 보존처리 방안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일부에선 보존과학의 양대 축인 문화재연구소와 국립중앙박물관의 보존과학실에 종이류 전문가가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제기한다.
김용한 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장은 그러나 “모든 분야의 전문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번 일은 연구소와 학계가 협력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서화류 보존처리 전문가인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이번처럼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면 테스트가 필요하다.”면서 “작업도 해보지 않고 국내기술이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전문가들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지금 이 시대에 무리라고 생각되면 최대한 문화재의 손상을 방지하는 방법을 취하면서,기술이 진전될 다음 시대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그것이 완벽한 보존처리 못지않게 훌륭한 문화재 보존 대책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지난 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조선왕조실록은 규장각이 정족산성본 1181책과 오대산본 27책,기타 21책 등 1229책,정부기록보존소 부산지소가 태백산본 848책을 각각 소장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서울대 규장각 소장 태조∼명종실록 614책 가운데 일부 밀랍본(蜜蠟本)이 훼손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은 지난 98∼99년.
당시 연구소는 “밀랍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재로선 개발된 기술이 없다.”고 규장각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같은 사실이 공개된 뒤 “그렇다면 보존처리 기술을 선도한다는 일본 나라문화재연구소에라도 의뢰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문화재연구소가 일본 동부예술대학의 지류보존처리 전문가와 접촉한 결과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밀랍으로 표면을 처리한 고서를 다룬 적이 없다.”는 답변만을 들었다고 한다.
실록을 밀랍으로 처리한 것은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듯하다.그러나 학계는 밀랍본 훼손이 임진왜란 이전부터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문화재연구소 관계자도 “실록 제작 직후부터 문제가 있었던 듯 밀랍이 채 굳기도 전에 제거하려 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뒤늦게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가칭 실록보존위원회를 구성하여 보존처리 방안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일부에선 보존과학의 양대 축인 문화재연구소와 국립중앙박물관의 보존과학실에 종이류 전문가가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제기한다.
김용한 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장은 그러나 “모든 분야의 전문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번 일은 연구소와 학계가 협력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서화류 보존처리 전문가인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이번처럼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면 테스트가 필요하다.”면서 “작업도 해보지 않고 국내기술이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전문가들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지금 이 시대에 무리라고 생각되면 최대한 문화재의 손상을 방지하는 방법을 취하면서,기술이 진전될 다음 시대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그것이 완벽한 보존처리 못지않게 훌륭한 문화재 보존 대책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지난 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조선왕조실록은 규장각이 정족산성본 1181책과 오대산본 27책,기타 21책 등 1229책,정부기록보존소 부산지소가 태백산본 848책을 각각 소장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2002-09-16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