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지상의 행복

[2002 길섶에서] 지상의 행복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2002-09-10 00:00
수정 2002-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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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있을 때 임진강이 범람해 수해복구 작업을 지원한 일이 있다.

그때만 해도 임진강 일대는 거의 군 작전 지역이어서 외딴집들이 많았다.갑자기 들이닥친 물에 꼼짝없이 갇혀 구멍가게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노부부의 모습이 어제인양 생생하다.

제대 후 사회부 기자가 되어 부여,서천 일대의 물난리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그때도 물이 휩쓸고 지나간 모든 마을이 황토벌이었다.복구작업을 취재해 기사화했더니 당시 데스크는 첫 문장(리드)을 ‘삼촌도 달려왔다.’로 고쳐 복구작업의 절박감과 동참의지를 생생하게 전해 주었다.

이번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강릉,김천,함안,남원….수마의 현장에는 어디든 예외가 없다.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쉼없이 쏟아져 나온다.저마다 가슴 저미는 얘기들이다.

하늘이 하는 노릇에 무슨 인간의 논리가 필요할 것인가.옛사람들도 그랬듯이 원망스럽다는 말밖에는….그래서 시인 조창환은 ‘지상의 행복이란 모두 울다가 지친 흔적인 것을 알았다.’고 했는지 모르겠다.

양승현 논설위원
2002-09-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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