防災시스템 또 뚫렸다, 태풍에 국가대동맥·기간시설 마비사태

防災시스템 또 뚫렸다, 태풍에 국가대동맥·기간시설 마비사태

입력 2002-09-03 00:00
수정 200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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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루사’에 의해 국가기간시설이 마비되고 대규모 재산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재난 예방 시스템의 재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태풍으로 전국 곳곳의 철도와 도로가 붕괴되거나 끊기고 전기와 통신이 두절되는 등 국가의 대동맥이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일부 지역에서는 하천 범람을 막을 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집중호우에 속수무책이었으며 건조된 제방도 부실공사로 물에 휩쓸려 집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대형재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먹구구식 대책에서 탈피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예방책을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특히 재해방지 예산이 예산편성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재해방지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밝혔다.단적인 예로 지난 99년 큰 수해를 입은 뒤 정부는 대통령비서실 산하에 수해방지 대책기획단을 설치하고 119개의개선과제를 마련했지만 예산부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점을 들고 있다.수천억원에 이르는 재산피해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도 꾸준히 투자한다면 재산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하루870㎜ 강릉 폭우는 천재로 볼 수 있지만 지구온난화로 이같은 기상이변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해방지 시설물들의 설계기준도 강화하고 기존 시설들의 적합성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산사태와 낙석사고를 초래하는 무분별한 난개발을 억제할 대책도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국립 방재연구소 심재현(沈在鉉) 연구1팀장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기반시설을 개·보수해야 하는데 예산편성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면서 “복구비로 수조원씩 쓰는 돈을 재해예방 기반시설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동규(李東珪) 교수는 “주말에 집중호우가 온다는 사실이 예보됐는데도 체계적인 대응이 미흡했다.”면서 “재해에 범기관적으로 대비하는 시스템화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36명,실종 77명 등 21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2일 잠정 집계됐다.

특히 강원도 강릉시 전역을 비롯,속초·삼척·태백·정선·고성·양양,경북 김천·영천·상주·영양,경남 산청,충북 영동 등 13개 시·군 11만여가구 42만여명이 이날도 상수도 급수가 중단된 채 소방·급수차 등을 통해 비상급수를 받았으나 주민들의 수요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전국종합
2002-09-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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