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문사규명위 시한 연장해야

[사설] 의문사규명위 시한 연장해야

입력 2002-08-22 00:00
수정 2002-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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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진실이 밝혀진 허원근 일병의 타살사건은 오는 9월16일로 끝나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확인해 주었다.2000년 10월,9개월이라는 한시적 기구로 출범한 ‘의문사위’는 지난해 7월과 올 3월두 차례에 걸쳐 기간을 연장하면서 활동했으나 접수된 83건중 24건만이 종결을 보았다.국정원·기무사·국방부 등 핵심자료를 갖고 있을 법한 기관의 비협조와 참고 인물들의 증언거부 때문이다.

허원근 일병 사건은 다수의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수 차례에 걸친 재조사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다.더구나 사건 당시 위장을 지시한 상사의 명령에 의해 죽은 전우에게 2발의 총을 더 쏘았다는 보도도 말문이 막힌다.그러나 이런 일들이 지금 시점에서 믿기지 않을 뿐,당시에는 ‘죽은 사람은 어차피 죽었으니 부대장이 문책을 받고 진급에서 누락되게 할 필요가있느냐.’는 인정론이 통하던 시절이다.그만큼 우리 사회의 생명·인권의식이 척박했던 것이다.

우리가 지난 시대의 의문사들을 규명하는 것은 과거 정권이나 특정 개인을 심판하고 처벌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그보다는 억울하게 희생된 영혼과그 가족의 상처를 씻어주고 명예를 회복해 주는 일이다.더 중요한 것은 인권에 대한 우리사회의 경각심을 높이고 이처럼 미개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일이다.

‘의문사진상규명위’의 활동시한은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특별법이 허용하는 시한연장도 다 사용했으므로 법개정이 없는 한 여기서 손을 놓아야한다.그렇다면 손도 대지 못한 나머지 사건은 어떻게 되는가.

‘의문사위’가 요구한 시한 폐지 혹은 연장은 불가피해 보인다.아울러 ‘의문사위’권한도 강화돼야 한다.의문사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를 비롯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증언을 거부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 특별법의 한계다.진상규명을 위한 시한연장이라면 참고인,증인 등의 강제구인과 위증,증언거부에 대한 처벌이 가능해야 한다.그래야 특별법의 실효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2002-08-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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