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장성들 부시와 마찰/””이라크 선제공격 반대…후세인정권 봉쇄만으로 충분””

美軍 장성들 부시와 마찰/””이라크 선제공격 반대…후세인정권 봉쇄만으로 충분””

유세진 기자 기자
입력 2002-07-30 00:00
수정 2002-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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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악의 축’ 국가의 하나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반드시 제거돼야 하며 이를 위해 이라크에 선제공격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이같은 주장은 미국 내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워싱턴 포스트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군 고위장성의 상당수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찬성하지 않으며 현상태 유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또 이라크 공격을 둘러싸고 부시 행정부 내에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공격을 감행하는 것보다는 현재와 같은 대이라크 봉쇄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공격에 반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군 고위장성들,현상태 유지 희망= 워싱턴 포스트가 인터뷰한 국방부 안팎의 군 고위장성들은 후세인의 이라크가 부시 대통령이 말하는 것처럼 큰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가 보유한 핵·생물·화학무기들에 대한 정보당국의 평가를 바탕으로 한 이들의 답변은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키는 것은 봉쇄정책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며 봉쇄정책을 포기하고 공격을 강행하는 데 따른 위험부담이 너무 커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강공 고집하는 부시와 행정부 내 이견=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9·11테러 후 미국의 안보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이라크를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도 미국의 안보를 앞세운다는 명분 때문이다. 9·11테러를 자행한 알 카에다조직이 이라크와 연계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앞으로 이라크가 테러조직을 지원할 위험이 크며 그같은 위험을 뿌리뽑기 위해 이라크를 공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계속해 왔으며,이라크의 위협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더할 나위없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민간인 출신 고위관리들이 주도하고 있다.9·11테러 후 애국심이 고취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주장은 국민들로부터호응을 받았다.그러나 군 내부에서 부시 행정부의 일관된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셈이다.그렇지 않아도 유럽과 중동의 미 동맹국들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 주장에 동조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실제 공격을 담당할 군부의 이견은 행정부 내에 갈등을 부르고 있다.

◆반대하는 이유= 이라크 공격에 따른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1991년 걸프전쟁 당시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 사용은 자제했다.그러나 미국이 이라크를 다시 공격한다면 이라크는 모든 대량살상무기들을 동원,결사항전할 것으로 군 장성들은 보고 있다.베트남전 이후 최대규모의 미군이 동원될 것이 확실한 이라크 공격에서 대량살상무기가 쓰여질 때 발생할 피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군 투입규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바그다드와 핵심사령부 및 무기저장소 등을 선제공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그러나 이는 엄청난 민간인 피해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또 이라크를 공격한다 해도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들을 모두파괴할 수 없으며 이라크가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다면 이라크에 대한 공격으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가 테러조직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라크를 공격,후세인 대통령이 축출된다 해도 더 위험한 이슬람근본주의 국가가 출현할 위험이 크고 이라크 국가가 분열될 위험도 있다.이를 막으려면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하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격 가능성은?= 국방부 자문기관인 국방정책위원회의 리처드 펄 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을 결정한다면 아무리 군 장성들이 반대하더라도 공격을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군 장성들도 후세인 정권 교체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다만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방법을 쓸 것이냐는데 차이가 있을 뿐이다.어느 것이 효과적일지는 부시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이같은 모든 상황을 감안해서 부시 대통령이 공격 명령을 내릴지는 단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세진기자 yujin@
2002-07-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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