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 “”환상문학전집”” 펴내-고전 판타지로의 여행

황금가지 “”환상문학전집”” 펴내-고전 판타지로의 여행

입력 2002-07-26 00:00
수정 200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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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박씨부인전’‘홍길동전’등은 조선시대의 탁월한 환상문학이었다? 현실의 억압적 제도와 외세의 침략에 괴롭힘당하던 비루함을 문학 안에서 해결하고 ‘몽환적인’ 또다른 미래를 꿈꾼 것이라면,서울대 영문과 김성곤 교수의 해석에 따라 환상소설이 맞다.

대학생 10명중 7명이 환상소설을 읽는다는 요즘, 황금가지가 ‘환상문학 전집’을 펴냈다.1차분으로 7종 11권이 나왔다.이 전집은 호프만·루이스·베르나노스 등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앞으로는또 19∼20세기의 환상소설과 고딕소설(중세 유럽의 성을 배경으로 기괴하고 공포감을 느끼레 하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공포소설,SF문학까지 망라할 예정이다.

황금가지 장은수 편집장은 “발자크,졸라,톨스토이,도스토예프스키 등 이성중심의 계몽주의적 문학,즉 리얼리즘이 주류를 이뤄온 국내 문학 시장이 편향성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또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에서 볼 수 있듯 정부 검열과 통제를 피해 환상소설이 발전해온 아프리카와 남미문학을 외면해선 세계 문학사의 조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도 지적한다.

전집은 고전발레극으로 유명한 ‘호두까기 인형’의 원작자 E.T.A.호프만의‘악마의 묘약’으로 시작한다.인간 내면의 악마성을 성찰하는 독일 괴기소설의 전통을 잘 따르고 있다.세속적 욕망에 영혼을 빼앗긴 수도사 메다르두스가 살인 등 갖은 악행을 저지르며 ‘내 안의 악’을 들여다본다.200여년전작품(1815년)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을 만큼 현대적이다.

애드거 앨런 포의 ‘아서 고든 핌의 모험’은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다.한 젊은이가 남극을 향해 항해하면서 겪는 선상 반란과 살인,죽은 자들이 불러일으키는 공포 등 악몽 같은 이야기를 몽환적인 분위기로 그려냈다.그가 도착한 남극은 사악한 원주민들이 해삼을 캐고 오색물이 흐르는 상상의 세계인데,결말이 미궁이다.책 말미에 베른이 쓴 속편 ‘빙원의 스핑크스’를 함께 수록했다.

국내에 영화 ‘핸드메이드’로 소개된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에서는 성과 권력의 어두운 관계를 파헤친 21세기의 암울한미래가 펼쳐진다.전쟁과 환경오염으로 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고,이를 틈타 전체주의 국가가탄생해 여성을 통제하고 착취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1985년 작.

세계 13개국 언어로 번역돼 1200만부가 팔린 레이먼드 파이스트의 ‘마법사’와 ‘제국의 딸’도 전집에 포함됐다.강력한 대제국,쇼군과 선비,도(道),풍수 등 동북 아시아의 문화적 요소들이 혼합된 것이 특징.이밖에 고딕소설의 효시인 호레이스 월폴의 ‘오트란토 성’과 도리스 레이싱의 ‘생존자의회고록’이 함께 나왔다.각권 8000∼1만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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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기자 symun@
2002-07-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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