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파 정치폭력 유럽 암운

극우파 정치폭력 유럽 암운

입력 2002-07-16 00:00
수정 2002-07-1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유럽에 부는 극우 바람이 심상치 않다.정치 지도자 암살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졌던 현대 유럽 정치사에서 네덜란드의 극우파 정치인 핌 포르투완의 암살에 이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암살 기도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국수주의의 확산과 함께 정치폭력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유럽이 잇단 정치폭력과 극우파들의 급부상으로 긴장한 가운데 게르하르트슈뢰더 독일 총리는 오는 9월 총선에서 미국식 신자유주의 및 극우파와의 투쟁을 선거쟁점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잇단 암살 시도에 놀란 유럽- 지난 5월 포르투완 암살사건 때만 해도 ‘설마’했던 유럽인들은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암살 기도 사건이 터지자 피의 보복을 부르는 정치폭력의 시작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신나치단체 소속인 막심 브뤼네리(25)는 14일 파리 중심가 샹젤리제에서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을 맞아 무개차를 타고 군대를 사열하던 시라크 대통령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다.다행히 구경나온 사람들의 저지로 암살기도는 무산됐고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프랑스 국가원수에 대한 암살 기도는 1962년 한 극우단체(OAS)가 샤를르 드골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 이후 40년만의 일이다.

프랑스 경찰은 브뤼네리가 “대통령을 죽이고 자살하려 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그는 스킨헤드족과 관련된 신나치 학생운동조직인 GUD의 일원으로 전과기록과 함께 정신병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라크 대통령에 대한 암살 기도 사건 직후 이탈리아와 영국 등 유럽 각국정상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암살 기도보다는 브뤼네리의 우발적 단독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하지만 프랑스 관리들은 ‘암살 미수사건’으로 몰아붙이고 있다.프랑스 한 고위관리는 “단순 사고가 아니며 국민전선(NF)보다 더 극우 성향인 인물이 대통령의 목숨을 노리고 저지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대선을 계기로 거세게 일고 있는 극우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독일,반신자유주의·반극우파 선거쟁점화- 슈뢰더 독일 총리는 14일 일간데어 타게스슈피겔과의 회견에서 “유럽은 현대적 경제정책과 거리가 먼 신자유주의에 대항해야 한다.”면서 시민사회와 공동체의 필요에 부응하는 유럽의 사회적 특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또 유럽 주요 국가들에서 극우파가 부상함으로써 유럽의 기본 이념이 파괴될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EU가 논의해야 한다며 독일은 신자유주의와 극우파에 대항하는 보루가 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 두 문제가 오는 9월 총선의 쟁점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서만 사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균미기자 kmkim@
2002-07-16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