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내각운용, 韓·美의 차이

[오늘의 눈] 내각운용, 韓·美의 차이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2-07-13 00:00
수정 2002-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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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몇번째죠.”“글쎄요,올해에만 세번째 같네요.”“왜 자꾸 바꾼답니까.”,“…”여기서 말문이 막혔다.미 싱크탱크 연구원의 질문에 이번 개각이 쇄신용이니,선거용이니 하는 판에 박힌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한국사정에 훤한 그가 그 정도를 모를 리 없다.외신도 이미 그렇게 보도했다.

정말 왜 바꿨을까.여성 총리가 등장한다고 세상이 달라질까.서해교전의 책임을 국방장관에 씌우면 죽은 장병이 되살아나는가.말 그대로 대선을 앞둔 중도 내각이라면 교체된 장관들은 정책의 중립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얘기가 아닌가.그런 사람들을 중용했던 대통령의 책임은 전혀 없는 것일까.

참으로 미국과 대조된다.의회가 9·11 테러의 책임을 추궁하면서도 내각의 교체를 요구한 적은 단 한차례도 없다.중앙정보국(CIA)의 정보분석 요원이 스스로 물러난 게 전부다.국방장관을 탄핵할 법한데도 오히려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탄저균 공포가 미 전역을 휩쓸 때도 복지부 장관의 사임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미국은 뭐가 다른가.내각에 대한 의회의 인사 청문회제도가 있기 때문인가.아니면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하기 때문인가.부시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이 전쟁중이기 때문인가.

비록 장관은 아니지만 우리도 총리에 대한 청문회 제도가 있고 민주적인 선거절차가 있다.북한과의 대치는 미국이 말하는 전쟁 상황을 능가한다.

제도는 허울이다.중요한 것은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렸다.

논쟁이 일고 의혹이 생길 때마다 사람을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가.

불신을 털고 신뢰의 끈을 짜야 한다.그러기 위해선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1년에 한두차례로는 부족하다.일이 터지면 며칠이라도 기자회견을 하고 그래도 부족해 TV와 라디오 연설을 하는,그런 ‘우리 대통령’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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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 워싱턴특파원mip@
2002-07-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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