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 개각/ 첫 여성총리 장상

7·11 개각/ 첫 여성총리 장상

입력 2002-07-12 00:00
수정 200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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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지명 소식에 놀랐지만 중립내각을 이끌고 연말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라는 천명(天命)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여장부’,‘마당발’,‘도덕주의자’,‘원칙주의자’,‘이화여대 110년의 금기를 깬 첫 기혼 총장’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은 장상(張裳·63) 총리서리가 11일 오전 이화여대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담담하게 소신을 피력했다.

여성계와 학교 전체는 “경사가 났다.”며 들뜬 분위기였지만 정작 본인은 정권 말기 중임(重任)을 맡아 어깨가 무거운 듯 차분한 표정이었다.

장 총리서리는 “여성이기 때문에 발탁된 것이 아니라 중립내각의 성격을 분명히 하기 위해 정치에 몸담지 않고 행정 경험이 있는 사람을 고른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그는 “처음 서리직을 제의받고 다소 주저했지만 ‘21세기는 여성지도자의 리더십이 적극 확대되어 남녀가 평등한 입장에서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과 대통령의 생각이 맞아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장 총리서리는 이어 정권 말기 격랑을 정치 경험이 없는 여성총리가 헤쳐나갈 수 있겠느냐는 일부 우려를 의식한 듯 “총장직을 6년 동안 맡으면서 한번도 불협화음을 낸 적이 없다.”고 말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인(知人)들이 말하는 장 총장서리는 선이 굵으면서도 세심한 사람이다.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개혁 성향과 과감한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으며,강력한 카리스마로 주변 사람을 끌어들이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96년 총장 취임 이후 학내에서 전통적으로 금기시됐던 ‘재학중 결혼’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해 왔으며,결혼한 대학원생 등을 위해 교내 탁아교실을 확대 운영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조기숙(趙己淑) 교수는 “여성을 총리서리에 지명한것 자체가 역사적 사건이며 어느 정당에도 치우치지 않으며 원칙주의자라는 점에서 중립선거관리 내각의 수장으로 최적의 선택”이라고 기뻐했다.

평북 용천 출신인 장 총리서리는 숙명여고를 거쳐 62년 이화여대 수학과를 마치고 연세대 신학대로 편입했다.이어 미 예일대와 프린스턴대에서 신학 석사와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77년 입국,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한국 YWCA연합회 부회장,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장,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남편인 연세대 박준서(朴俊緖) 교수는 “워낙 유능하고 성실한 사람이기 때문에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총리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남편으로서 모든 힘을 다해 돕겠다.”고 외조(外助)를 다짐했다.

연세대 부총장을 지냈던 박 교수는 “아내는 집안 일에 소홀함이 없었고 일을 할 때면 큰 방향만 잡아놓은 뒤 작은 것은 융통성있게 대처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장 총리서리가 연세대로 편입한 직후 처음 만나 미 예일대로 함께 유학을 떠났다가 70년 석사과정 재학 당시 결혼했다.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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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 임일영기자 hyun68@
2002-07-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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