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범죄 강경 대응”

美 “기업범죄 강경 대응”

입력 2002-06-18 00:00
수정 2002-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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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파도를 가르는 하얀 요트와 출·퇴근용 헬리콥터는 미 최고경영자(CEO)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그들은 1990년대 신경제의 붐을 타고 미국의 ‘영웅’으로 받들어졌으며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연간 소득에다 스톡옵션 등의 보너스로 평생을 보장받기까지 했다.

●수사 배경에 의혹도= 그러나 지난해 말 에너지기업 엔론의 파산 이후 CEO들의 자화상은 회계조작과 탈세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미 당국은 기업범죄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그 배경과 일관성에는 다소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엔론과 백악관의 정경유착을 감싸기 위한 ‘희생양’으로 회계법인과 일부 CEO들을 겨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독점 혐의로 기소된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미 법무부가 나서 ‘아량’을 베푼 것과 달리 아서 앤더슨의 엔론문서 파기 건은 검찰이 끈덕지게 물고 늘어졌다.직원들에게 주식을 사라고 권유하고 자신들은 주식을 판 케네스 레이 등 전 엔론 경영진에 대해서도 수사만 진행할 뿐 아직 기소하지는 않았다.

대신 문제가 있는 다른 CEO들은 철퇴를 맞고 있다.생명공학회사인 임클론의 새뮤얼 왁살은 내부자 거래로 체포됐다가 1000만달러의 보석을 내고 풀려났다.임클론이개발한 암치료제를 미 식품의약국(FDA)이 거부하기에 앞서 왁살이 친지들에게 주식을 팔도록 권유했다는 혐의다.임클론의 주가는 한때 86달러까지 치솟았으나 FDA의 거부 이후 7달러로 곤두박질쳤다.유죄가 확정되면 왁살은 최고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데니스 코즐로브스키 전 타이코 인터내셔널 회장 겸 CEO는 탈세혐의로 체포됐다.1300만달러에 이르는 모네와 르누아르의 작품을 기업 명의로 사는 것처럼 꾸며 세금을 탈루한 혐의다.문화계에서는 고가 예술품을 기업명의로 거래,고객에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항변하지만 기업의 탈세에 강력히 대처한다는 당국의 의지는 분명하다.타이코의 다른 경영진들은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퇴임 후 거액 보수도 문제= 케이블 회사인 아델피아 커뮤니케이션과 글로벌 크로싱,K마트,월드컴,제록스 등의 기업과 전현직 경영진들에 대해서도 회계조작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중이다.대부분 CEO들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로 지적됐지만 이들이 사임한 뒤 엄청난 보수를 챙기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존 리가스 아델피아 전 CEO는 기업의 파산에도 불구, 앞으로 3년간 1400만달러를 받으며 버니 에버스 월드컴 전 CEO는 주가가 1달러에도 못미치는데도 평생 1500만달러를 보장받았다.주주들은 기업을 망친 경영진에게 이같은 보수가 마뜩치 않다고 말하지만 계약상으로 지급은 불가피하다.때문에 의회와 시장에서는 기업의 회계관행을 개혁하고 CEO에 대한 스톡옵션을 제한하는 한편 내부자 거래 등에는 강력한 처벌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엔론사 파산신청 직전 돈잔치= 한편 엔론사가 지난해 12월2일 파산신청을 내기에 앞서 일년간 고위 임원들에게 현금과 주식 등 총 6억 8100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7일 보도했다.신문은 엔론의 회계서류에 담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2명의 취재원을 인용,이같이 전하면서 케네스레이 전 회장에게는 최소 6740만달러가 지급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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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
2002-06-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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