枯死 소나무 2세 얻었다

枯死 소나무 2세 얻었다

입력 2002-05-07 00:00
수정 2002-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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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0년 7월 낙뢰를 맞고 고사한 서울 종로구 통의동 백송(白松·천연기념물 제4호)이 환생했다. 삽목(꺾꽂이)을 통해 다시 태어난 2세 백송이 죽은 어미 백송 곁을 지키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 어미 백송의 명성을 이을 수 있도록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문제도 추진중이다.

어린 백송은 모두 세그루로 키는 2m 정도다. 아직은 앳된 푸른 빛이 역력한 가는 줄기에 불과하지만 백송 특유의 의연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백송의 환생은 한 할머니의 오랜 노력의 결실이다. 평생 백송을 지키며 살아 ‘백송할머니’로 불리는 홍기옥(洪基玉·70·종로구 통의동)씨는 당시 부러진 백송 가지를 삽목해 2세를 얻었다.

홍 할머니는 10여년 동안 친 자식을 키우듯 온갖 정성을 기울였고 2세 백송의 키가 50㎝쯤 자라자 99년 봄에 3그루를 이식했다.

600여년 동안 고고한 품위를 지키다 비명횡사한 통의동 백송은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8그루의 백송 가운데 가장 빼어난 기품을 지닌 백송으로 인정받았다. 때문에 당시 서울시는 고건(高建)시장이 주축이 돼백송살리기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회생에 온 정성을 쏟았다. 용하다는 무당을 불러 굿판까지 벌였고 좋다는 수액은 다 썼는가 하면 일본의 유명한 수종학자까지 초빙, 백송살리기에 나섰으나 모두 허사로 끝났다.

쉽게 명줄을 놓기가 한스러웠는지 이 백송은 3년간을 혼수상태로 있다가 93년 최종 ‘사망판정’을 받았다. 그렇지만 백송 할머니와의 질긴 인연으로 2세로 환생,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다.

홍 할머니는 “2세 백송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줄 것을 국회에 청원했다.”며 “훼손되지 않도록 관계당국에서 잘 보살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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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규기자 ykchoi@
2002-05-0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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