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이통기지국 주민들 ‘전자파 원성’

옆집에 이통기지국 주민들 ‘전자파 원성’

입력 2002-04-27 00:00
수정 200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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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의 다세대 주택 5층에 세든 회사원 윤모(29)씨는 ‘전자파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바로 옆방이 다량의전자파를 방출하는 이동전화 기지국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윤씨는 “집에 있으면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린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N빌딩 8층 오피스텔에 사는 이모(30)씨는 옆방에 설치된 이동전화 기지국을 폐쇄해줄 것을 건물 주인에게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그는 “잠을 자고 일어나도 몸이 개운치 않다.”면서 “사무실이 밀집한 곳에‘전자파 덩어리’를 설치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도심 주택가와 인구밀집지역에 설치된 이동전화 기지국이 주민들의 집단 민원대상이 되고 있다.주민들은 이동통신업체가 통화의 ‘질’을 높이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인구밀집지역에 마구잡이식으로 기지국을 설치,전자파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고 주장한다.

26일 현재 이동전화 기지국은 전국에 1만 6000여곳,서울에만 4700여곳이 설치돼 있다.서울 성동구 금호동 D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해 8월 2년간 임대료 1000만원을 받고옥상에 기지국을 설치했다가 주민들의 반발로 철거했다.주부 허모(40)씨는 “일부 주민들이 두통과 생리불순 등을호소했다.”면서 “주민 원성이 빗발치자 기지국을 저소득자들이 입주한 임대 아파트 옥상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성수동 S아파트,노원구 상계동 J아파트,쌍문동 H아파트등도 민원에 시달리다 기지국을 폐쇄했다.S아파트 주민 박모(38)씨는 “주민 자치회의에서 기지국이 폐쇄되면 통화가 잘 되지 않아 불편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건강을 해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동통신 3개사가 “학교 기숙사에서는 통화가잘 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많다.”며 교내 기지국 설치를요구했으나 1년이 넘도록 허용하지 않고 있다.서울대는 “기지국이 많으면 학생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만큼 3개사가 공동으로 기지국 1곳만 설치하라.”고 설득했으나 이동통신 회사들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기지국에서 5m 이상만 떨어지면 인체에 아무런 피해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을 만들어 ‘최대 허용치’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영국은 이동전화에 인체 유해 경고문을 부착하고 학교와 주택가 주변의 이동전화 기지국 설치를 규제하고 있다.

연세대 의학공학과 김덕원(50) 교수는 “전자파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연구보고는 없지만 이동전화의 전자파는 뇌신경과 혈관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기지국 설치 규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전자파연구 시민협의회 정병철(41) 실장은 “조만간기지국 주변의 전자파 측정을 전문기관에 의뢰하고,전자파 위험 스티커를 만들어 유해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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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 윤창수기자 hyun68@
2002-04-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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