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연루 의혹을 둘러싼 정국의 그림이 묘하게 그려지고 있다.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는 긴 침묵 속에 빠져 있고,한나라당은 목청을 높일 수 있는 데까지 높이면서 여권을 몰아치고 있다.이회창 경선후보는 “필요하다면대통령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정치적 마지노선마저 훌쩍 뛰어넘어섰다.하긴 민주당 설훈 의원이 대선정국의 한 축인 자신의 거액수수설을 제기함으로써 ‘판을 깨려고 덤벼든’ 터에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그동안의 야당 침체를 만회할 ‘표 쏠림현상’도 뚜렷해지고 있으니전략상으로도 손해볼 선택이 아닐 듯 싶다.
이번 주가 지나면 여야 모두 대선후보 경선이 정리된다.당지도체제가 정비돼 대통령 아들들을 놓고 형성된 전선은 훨씬 예리해 질 것이다.지방선거와 대선전략적인 계산이 끼어들 것이므로 그 전선은 강하고 넓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침묵에 의아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결국 관련자들이 입을 열게 될 터인데,왜들 임시방편식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게 일반의 정서이다.또 검찰수사까지 가지 않더라도 당사자들이 몇몇 의혹에 대해서는 솔직히 해명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최규선씨와의 관계라든가,이신범 전 의원에게 전달한 10만달러 출처라든가 하는 것은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일이다.서슬이 퍼렇던 집권 초 옷로비 의혹사건 때도 국민적 의혹을 돌파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다 내놓았다.당시 김 대통령이 ‘마녀사냥식 보도’라고질타했던 일이다.그 뒤에 터졌던 한빛은행 대출압력 의혹 사건 등등…모든 게 다 그러했다. 아들들의 문제로 그렇지않아도 분위기가 영 뜨지 않고 있는 월드컵이 자칫 뒷전으로 밀려날지도 모를 판이다.경기가 시작되면 조금 달아올랐다 이내 식어버린다면 국민의 정부가 그토록 기대해온 ‘국운융성의 호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물론 아들들이 진실을 밝혔다고 해서,또 김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했다고 해서 국민들이 믿고,야당이 공세를 중단한다는 보장은 없다.모르긴 해도 정치권의 속성상 말꼬리를 잡아 물고 늘어질 게고,그렇게 되면 의혹은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지 모른다.아니 십중팔구 그러기 십상이다.정치쟁점이 된형국이어서 ‘사법적인 절차’를 밟더라도 가라앉을 리가 만무하다.
청와대도 이 부분을 우려하는 것 같으나,그건 별개다.민정수석실 파견 검사들을 모두 철수시킴으로써 이미 검찰과의연결고리를 스스로 끊은 터다.이것이 오늘 청와대 대변인의“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발표가 어제의 똑같은 발언과무게가 달리 느껴지는 까닭이다.만약 청와대 비서관이 수사검사에게 진척 상황을 알아봤다가 이같은 사실이 들통나는날에는 두 사람 모두 옷을 벗게 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어려울수록 ‘정도(正道)로 가라.’는 말이 있다.그 때 그때의 땜질로는 대통령 일가의 명예를 지키기 어렵다.더구나지금은 ‘이추성(已秋聲·낙엽 소리를 듣는)’의 집권말기다.어느 사학자는 “명성황후가 멋있게 죽은 것 말고는 잘한게 뭐 있는가.”라고 역설적으로 말한 바 있다.“내가 조선의 국모다.”라는 끝의 아름다움이 역사의 평가를 받는다는얘기다.진솔한 처신만이 이 땅의 대통령 아들들의 역사를 다시 쓰는 길이다.
양승현 정치팀장
이번 주가 지나면 여야 모두 대선후보 경선이 정리된다.당지도체제가 정비돼 대통령 아들들을 놓고 형성된 전선은 훨씬 예리해 질 것이다.지방선거와 대선전략적인 계산이 끼어들 것이므로 그 전선은 강하고 넓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침묵에 의아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결국 관련자들이 입을 열게 될 터인데,왜들 임시방편식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게 일반의 정서이다.또 검찰수사까지 가지 않더라도 당사자들이 몇몇 의혹에 대해서는 솔직히 해명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최규선씨와의 관계라든가,이신범 전 의원에게 전달한 10만달러 출처라든가 하는 것은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일이다.서슬이 퍼렇던 집권 초 옷로비 의혹사건 때도 국민적 의혹을 돌파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다 내놓았다.당시 김 대통령이 ‘마녀사냥식 보도’라고질타했던 일이다.그 뒤에 터졌던 한빛은행 대출압력 의혹 사건 등등…모든 게 다 그러했다. 아들들의 문제로 그렇지않아도 분위기가 영 뜨지 않고 있는 월드컵이 자칫 뒷전으로 밀려날지도 모를 판이다.경기가 시작되면 조금 달아올랐다 이내 식어버린다면 국민의 정부가 그토록 기대해온 ‘국운융성의 호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물론 아들들이 진실을 밝혔다고 해서,또 김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했다고 해서 국민들이 믿고,야당이 공세를 중단한다는 보장은 없다.모르긴 해도 정치권의 속성상 말꼬리를 잡아 물고 늘어질 게고,그렇게 되면 의혹은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지 모른다.아니 십중팔구 그러기 십상이다.정치쟁점이 된형국이어서 ‘사법적인 절차’를 밟더라도 가라앉을 리가 만무하다.
청와대도 이 부분을 우려하는 것 같으나,그건 별개다.민정수석실 파견 검사들을 모두 철수시킴으로써 이미 검찰과의연결고리를 스스로 끊은 터다.이것이 오늘 청와대 대변인의“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발표가 어제의 똑같은 발언과무게가 달리 느껴지는 까닭이다.만약 청와대 비서관이 수사검사에게 진척 상황을 알아봤다가 이같은 사실이 들통나는날에는 두 사람 모두 옷을 벗게 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어려울수록 ‘정도(正道)로 가라.’는 말이 있다.그 때 그때의 땜질로는 대통령 일가의 명예를 지키기 어렵다.더구나지금은 ‘이추성(已秋聲·낙엽 소리를 듣는)’의 집권말기다.어느 사학자는 “명성황후가 멋있게 죽은 것 말고는 잘한게 뭐 있는가.”라고 역설적으로 말한 바 있다.“내가 조선의 국모다.”라는 끝의 아름다움이 역사의 평가를 받는다는얘기다.진솔한 처신만이 이 땅의 대통령 아들들의 역사를 다시 쓰는 길이다.
양승현 정치팀장
2002-04-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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