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구조본’ 힘 실린다

대기업 ‘구조본’ 힘 실린다

강충식 기자 기자
입력 2002-04-11 00:00
수정 2002-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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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구조조정본부가 힘을 받고 있다.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그간 감량 경영에 주력했던 구조본의 역할이 기획·인사·감사·관리지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핵심 임원들이 구조본에 합류하는 등 외형도 커지고있다.구조본 출신 임원들의 잇따른 승진은 구조본의 기능강화를 상징한다.

[계속되는 외연 확대] 삼성은 최근 구조본 산하 기획홍보팀을 기획팀과 홍보팀으로 분리하고 법무팀을 계열사에서 구조본으로 편입시켰다.

이로써 구조본은 종전 경영진단팀·재무팀·인력팀 등 5개팀 체제에서 7개팀 체제로 확대·개편됐다.한때 80명까지축소됐던 구조본 임직원 수도 100명선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확대보다 기획팀을 분리한 것에의미를 두어야 한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과거 비서실 체제하의 기획팀은 90년대 초반 삼성자동차진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싱크탱크로 활약했었다.

때문에 향후 구조본은 삼성의 비전 제시와 전략 수립 등과거 비서실과 같은 역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측된다.

[핵심전략 총괄] LG는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삼고 있다.이를 총괄하는 것이 LG 구조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는 인적 구성이나 인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구본무(具本茂) 회장의 절대 신임을 받고 있는 강유식(姜庾植) 본부장을 비롯해 김영찬(金榮贊) 경영지원팀장,조석제(趙碩濟) 재무개선팀장 등 내로라하는 LG 거물들이 구조본에 대거포진하고 있다.특히 강 본부장은 최근 임원인사에서 유일하게 부회장으로 승진됐다.구조본의 위상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명실상부한 참모조직] 현대차는 기획총괄본부가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지난 2000년 현대 분가(分家) 이후 구조본 대신 기획총괄본부를 신설한 것이다.

기획총괄본부에 힘이 실리는 것은 정몽구(鄭夢九) 회장의장남인 정의선(鄭義宣) 전무가 부본부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기획총괄본부의 핵심기능인 기획지원실장과 경영기획실장도 모두 정 전무가 담당한다.이는 정 전무에게 부본부장직을 맡겨 경영수업을 쌓게 한 뒤 추후 현대차의 대권을이어받도록 한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그룹시절로 회귀?] 일각에서는 구조본의 규모 및 기능 확대를 놓고 과거 그룹의 기조실이나 비서실로 회귀하는 것이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와같은 구조본 체제가 과거 기조실처럼 계열사를 통제하고 지원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기조실 부활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수희(李壽熙) 기업연구센터소장은 “외환위기 이후 상당수 기업들은 외부에서 요구하는 투명성을확보했기 때문에 구조본의 기능이 기업의 비전과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2-04-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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