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학교 절대금연 ‘전체주의 발상’

[발언대] 학교 절대금연 ‘전체주의 발상’

장세진 기자 기자
입력 2002-03-18 00:00
수정 2002-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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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이 시내 1170개 초·중·고교 건물을절대금연구역으로 지정, 이르면 올 6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전북도 등 각 지방교육청도 우선 교육청 청사를 절대금연지역으로 지정하고,초·중·고교에까지 확대할 것을 시사했다.

연초부터 담뱃값을 올리기 시작한 보건복지부보다 교육당국이 금연운동에 더 앞장서는 것은 학생들의 흡연이 위험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특히 중학생과 여고생들의 흡연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통계이다.

그러나 초·중·고교의 절대금연구역 지정은 문제가 있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하려면,선생님 역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언뜻 그럴듯해 보이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그렇다면 학생들에게술을 마시지 말고,야한 비디오를 보지 못하게 하려면 성인인 교사 역시 술을 끊고 야한 비디오도 보지 말아야 하는가.이는 청소년들이 술먹고 사고치니 아예 술공장과 술집을전부 폐쇄시켜야 한다는 말이나 같다.

교사들이 솔선하여 모범을 보이는 일은 좋지만,이렇듯 강제하는 것은 어른과 청소년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에 다름아니다.또 청소년의 흡연증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제쳐두고 학교를 절대금연구역으로 지정하려는 것은 생색용 한건주의일 수밖에 없다.실현 불가능하거나실현되면 더 큰 혼란을 초래할 대책아닌 대책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특별실(교사휴게실)이 없는 많은 학교의 교사들은수돗가나 나무아래 벤치 같은 데서 흡연하고 있다. 어이없게도 쉬는 시간 오가는 학생들에게 ‘흡연 쇼’를 보여주는꼴이다.

이제 절대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 그야말로 근무상황부에외출로 기록하고(그것도 하루에 여러 차례)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고 들어와야 한다는 말인지,입안자들에게 묻고 싶다.그리고 교육부장관이나 교육감이 노상 강조해마지 않던 교사의 복지향상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애연가 교사들에겐 학생들 눈치보지 않고 흡연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복지 사항이다.학교의 절대금연구역 지정은 재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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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전북 한별고 교사
2002-03-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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