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 역제안

하이닉스 채권단 역제안

안미현 기자 기자
입력 2002-02-18 00:00
수정 2002-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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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요구한 15억달러의 금융지원 중 시설자금 11억달러에 대해서는수용 여지가 있다고 17일 밝혔다.

하이닉스 메모리분야 매각대금으로 받을 마이크론 주식에대한 단계별 처분조건도 처분제한기간을 단축해줄 경우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추가부실 발생시 매각대금을 부분회수하겠다는 조건에 대해서는 수용불가 방침을분명히 했다.

채권단은 1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수정 매각안을논의한 뒤 마이크론에 역제안할 방침이다.하지만 독자생존론이 계속 힘을 얻어가고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노조원을 85%만 고용승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 대목도 걸림돌이다.

[채권단 수정안 역제안] 관계자는 “국제적인 인수합병때인수비용 등을 현지 금융기관이 빌려주는 것은 관행”이라며 대출조건만 정상적이라면 마이크론에 11억달러를 지원할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자동차 매각때 미국 GM(제너럴모터스)에 20억달러를빌려주기로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4억달러어치 후순위채인수는 비정상적인 조건(만기 30년 연리 2%)을 달고 있어수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론주식을 1년 후부터 팔도록 한 조항은 “채권단 입장에서도 마이크론 주가관리는 필요하기 때문에 단계별 매각원칙은 수용할 수 있지만 1년은 너무 길다.”며 처분제한기간 단축을 요구했다.

그러나 매각대금의 50%를 에스크로계좌(임시계좌)에 넣어둔 뒤 하이닉스에 추가부실이 발생할 경우 되찾아가겠다는조항이나,실사결과 하이닉스 유동부채가 자산을 웃돌 경우초과분만큼 매각대금에서 빼겠다는 조항은 “검토 여지가없다.”고 일축했다.

[“그래도 매각이 낫다”] 매각이든 독자생존이든 채권단으로서는 신규지원과 부채탕감의 ‘굴레’에서 빠져나갈 길이없어졌다. 그럼에도 매각을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첫째,하이닉스보다는 마이크론에 빌려주는 게 떼일 위험이적다는 판단이다. 하이닉스가 독자생존할 수 있다지만 채권단은 “재무제표 개선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회의적이다.반도체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오른다는 보장도 없다.둘째,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 부담이 덜하다.하이닉스에 빌려주면 40% 충당금을 쌓아야하지만 마이크론은 0.

5%(정상여신)만 쌓으면 된다.셋째,마이크론에 팔면 다만 얼마라도 채권단 손에 들어오는 돈(마이크론주식)이 있다.

[“그럴 바엔 독자생존”] 하이닉스와 소액주주,업계 등은채권단이 지나치게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앞세우고 있다고비난한다.국가반도체산업이나 국부유출 측면을 감안하면 차라리 독자생존시키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하이닉스측은 “한때 1달러 밑으로 추락했던 D램 가격이 최근 4달러선까지육박했고,반도체시장이 내년부터 본격 활황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라면서 “어차피 칼자루는 채권단이 쥐고있지만 마이크론에 빌려줄 1조원을 우리에게 준다면 충분히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헐값 매각 시비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신국환(辛國煥) 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 16일 경제5단체 협의회에서 “올해 D램 가격이 5달러만 되면 하이닉스는 1조원 이상의 흑자가 날 것”이라며 “매각에 실패하더라도 독자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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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현 김성수기자 hyun@
2002-02-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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