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노티

[2002 길섶에서] 노티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2002-02-09 00:00
수정 200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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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다가오면 북에 고향을 둔 이들중 유난히 노티가 먹고싶다는 사람이 많다.특히 평안도 출신들은 고향의 그리움을노티 떡맛으로 달랜다.작가 황석영도 십수년전 북의 혈육들을 만나고 순안 비행장을 떠나던 날 배웅나온 이모가 건네준 보퉁이를 풀어 노티를 한 입 먹고는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찰기장이나 찹쌀을 물에 3∼4시간 불렸다가 가루로 내어 엿기름 가루와 섞어 시루에 찐다.쪄 낸 가루떡에 다시 엿기름을 솔솔 뿌려 참기름으로 반죽을 한 다음 아랫목에 서너 시간 삭힌 뒤 손바닥만한 크기로 번철에 떼내 약한 불로 지져낸다.식으면 꿀에 재어 사기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 장독대에 내놓았다가 꺼내 먹는다.

지난달 서울 비원 앞에 문을 연 떡 박물관엔 노티가 전시되어 있으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형이어서 맛을 볼 수 없었다.생김새는 보라색의 수수떡 같아 보였지만 만드는 방법만 들어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섣달 그믐인데 한반도에 때아닌 먹구름이 끼니 실향민들은 더욱 노티 맛이 그리울 것 같다.

이경형 논설실장

2002-02-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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