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계 거장 8인의 작품들

한국미술계 거장 8인의 작품들

유상덕 기자 기자
입력 2002-02-06 00:00
수정 2002-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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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작가 8인의 작품들이 ‘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거장) 展’이라는 이름으로 금호미술관에서전시되고 있다.이런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다.

언론인 출신으로 사진계의 대표적 지성인 강운구(61)는“사진은 현재를 단순히 기록하기보다는 시대적 내용과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다.그는 1960년대 이후 개발독재의 강압적 분위기속에서 산업사회로 탈바꿈하고 있는 우리의 황폐화된 모습들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그의 사진들은 고발적 외침이 아니다.서정미 가득한 조용한 속삭임들이다.그 때문에 소설가 조세희는 “산소가 없었던 시기,누구보다 단란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지켜낸 아름다운 영혼의 예술가”라고 헌사(獻詞)하기까지했다.

강운구는 “지구상 곳곳은 사람,지역,온도,문화 등이 다다르다.이런 다양성을 무시하는 국제화는 폭력이며 허구이고 위험한 논리”라면서 “여기 살면서 내가 가장 잘 알고좋아하는,좋아할수 있는 사진들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촌로의 모습’ 등 10여점 출품.

송영방(66)은 많은 신문 연재소설 삽화 및 옛 교과서 삽화를 그린 작가로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다.그러나 그의진면목은 전통산수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데서 드러난다.피카소,마티스,클레를 좋아했던 서양화 전공생 송영방은 대학 3학년 때 유화의 ‘느끼하고 떫은’ 느낌이 자신에게맞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 뒤 한국화의 선(線)에 매료돼‘자기의 세계’를 찾아 나섰다.출품작 ‘구름위에서 본산’이 특히 시선을 끈다.산들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가운데 물이 유유자적 굽이굽이 휘감아 돌아간다.‘맑고 담백한 느낌’을 주는 한국적 빛깔의 작가가 송영방이다.

현대 도예의 1세대 김익영(66)의 도자기는 주둥이가 둥글지 않고 사각형이었다.그러나 요즘 나오는 그의 작품은 원과 사각의 형태가 융합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전통 분청사기가 무명옷을 입은 농부를 연상시킨다면 김익영의 백자는 모시 두루마기를 걸친 사대부집 양반을 떠오르게 한다.그가 우리 도자기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미국 유학중인 1960년 도자기 심포지엄에서 “현대 도예가가 지향해야 할 미의 세계는 조선 도자기의 미적 세계”라고 한 영국의 도예가 버나드 리치의 강연이었다.그때 받은 충격과 감동으로 영어로 된 우리 도자기 책을 구해 읽었고 우리 도자기의 위대함을 알게 됐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한국 전통화단의 산 증인 박노수(75)의 작품들을 보면 간결하고 깨끗하다.“웅변은 자랑,학식,어려운 것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이고 진솔한 것을 알아듣기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배웠다.”면서 “아름다움은 쉽게 보는 것속에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박노수는 55세에 교수직을 그만 두고 은거한 이후 음악이라는 소리의 즐거움도끊는 등 그림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버리고 살고 있다.

‘한강’ 등 7점을 출품.한국 앵포르멜(비정형) 회화의 대부 박서보,한국미의 전형을 형상화하는 조각가 이영학,만다라의 세계를 표현한 전성우,추상 조각의 1세대 최만린등의 작품들도 전시돼 있다.17일까지. 관람료 일반 2000원,학생 1000원.(02)720-5114유상덕기자 youni@
2002-02-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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