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남성중심 정치가 ‘게이트’ 불러

[기고] 남성중심 정치가 ‘게이트’ 불러

김정희 기자 기자
입력 2002-02-02 00:00
수정 2002-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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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는 부패척결이다.무슨무슨 게이트다 해서 자고 나면 의혹이 커지는 권력형 비리,갈수록 간격이 벌어지는 빈부격차 등은 오랜 부패가 빚은 우리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그리고 이 모두는 잘못된 정치 탓이다.따라서 정치를 바로 잡고 부패를 척결해야 하는 것은 우리시대의 소명이다.

정치의 요체는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그런데 우리의 정치풍토는 국민들을 답답하고 피곤하게 할 뿐이다.오늘날 정치가 국민들의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정치를 둘러싼 사리사욕 때문이다.명예와 돈,권력욕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여기는 때묻은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이제는 그러한 남성중심적 한국정치를끝내야 할 때이다.

특히,극한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되어온 후진적 우리 정치구조를 민주적이고 생산적인 정치의 틀로 바꾸고 새로운정치풍토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여성의 역할이 그 어는때보다 절실하다.여성정치 참여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부정부패가 없다는 것이 여성정치 참여의 필요성을 높인다.지난해 3월 세계은행의 보고에서는 부정 없는 나라로 꼽히는핀란드, 덴마크,스웨덴 등은 의회와 지방의회에서 모두 여성이 40% 안팎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부패가 없으면 국민이 낸 세금이 온전하게 쓰여지니국가경쟁력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우리 나라가 10년 내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소리들도 높다. 실력으로 우월을 가리면 여성은 결코 남성에 뒤지지 않는다.젊은 인재들이 모인 대학이나 전통적으로 남성이 강세였던 법조계에도 우먼 파워는 강해지고 있다.그러나 유독 정치분야만 아직도 남성이 판치고 있다.

우리 정치권만큼 여성에 인색한 나라도 드물다.프랑스는최근 남녀동수 법안을 통과시켜 지방선거에서 여성이 전체의석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냈다.우리로서는 꿈같은 예기일 수밖에 없다.우리의 정치현실은아직 여성이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두텁기 때문이다.정당마다 친 여성정책을 앞세우고 있지만 남성위주의 지구당 구성은 물론 공천심사위원회에서도 여성은 배제되기 일쑤여서 정치 참여는 말로만 그쳐온 것이 현실이다.심지어는 우리나라 제2의 도시라 하는 부산에서도 지역구 여성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다.

학자들은 소수가 다수에 맞서 자신의 의사를 펼칠 수 있는 최소한의 비율을 30%로 본다.30% 이상의 여성이 정치에참여해야 비로소 남성중심사회의 비리가 없어질 뿐 아니라, 여성에게 필요한 정책이 마련되는 등 양성평등사회의 장점을 되살려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여성이힘을 갖기 위해서는 정당 내 여성의 지위향상이 급선무이다.대부분이 평당원으로 선거나 행사시에 동원되는 여성의정당 참여 수준으로는 여성의 정치적인 지위향상을 가져올수 없다.

여성이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지위에 보다 많이 진출해야 균형적인 정치,균형있는 사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민생정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여성들의 보다 많은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 정치를 정치판으로 만들려는,권력욕에 사로잡힌 정치꾼들이 발을 붙일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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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부산대 여의사회 회장 한국무궁화회 회장
2002-02-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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