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대표님은 도대체 몇 살이세요?” 만나서 불과몇 시간만 지나면 반드시 이같은 질문을 받는다.질문의 의도가 “도대체 저 여자는 몇 살이기에 저처럼 철이 없을까?” 또는 “나이에 맞지 않게 무슨 주책이야?”로 보여 “저는 나이 공개는 안 합니다”라고 대답한다.나이보다 어리게 보이고 싶은 여성의 철없음으로 치부해도 하는 수 없다.그러나 직업을 가진 여성일수록 ‘여자 나이’에 관한사회적 편견에 알레르기를 앓을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을간과하지 말아주기 바란다.아직까지도 ‘젊은 여성에 한해서’ 직장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여성과 나이의 관계는 불편하기 때문이다.
1994년,내가 방송국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공부하러 간다고 하자 “남자라면 몰라도 여자가 그 나이에 무슨?”이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는 여성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여자는 나이가 들면 집안에 틀어박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여성들의 머릿속에 더 깊이 각인되어 있었음이다.
연말을 맞아 이어지는 송년 모임으로 잠이 부족해 피로를 풀려고 사우나 하러 갔다가 옆자리의 여성들이 주고받는대화를 엿듣게 되었다.“너는 정말 힘도 좋다.그 나이에유학은 무슨 유학? 나는 나이 먹으니까 귀찮아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라는 말이 또렷하게 들려왔기 때문이다.여성이 꽃으로 비유되면서 여자의 나이는 여자의 능력과 반비례적으로 치부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결과일 것이다.
내가 1995년에 미국에서 만난 70세의 엘렌은 여성도 나이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나이에 관계없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미국의 미시간 주립대에서 공부할때 생물학과 학부에 갓 입학한 70세의 엘렌은 여느 신입여대생과 같이 화장기 없는 얼굴에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등에 배낭을 매고 학교에 다녔다.엘렌은 “나이를 앞세워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면 제 나이에 하지 못한 일은 절대 다시 할 수 없게 된다.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조금만 용기가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놓친 기회를 만회할 수 있는데 그럴 필요가 있는가? 나는 물론 젊었을 때 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는 대학의 학과를 졸업했고 석사 학위도 2개나 가지고 있다.열심히 일해서 여생을 즐길 만한 돈도 벌어 놓았다.그래서 지금은 학위와돈벌이간에 큰 관련이 없는 생물학과에 입학했다.나는 어려서부터 생명의 신비를 다루는 생물학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형편상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여태까지 기다려왔다.학부에 입학해보니까 공부도 공부지만 어린 남학생들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엘렌은 여성들이 나이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능력이 배가됨을 일깨워 주었다.
1998년 귀국해보니 우리 사회에도 엘렌같은 용기 있는 여성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60대에 대학에 입학한 여성,40대 중반에 유학을 떠난 어머니에 관한 기사가 반가운 것은 여성의 문제는 여성이 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여전히 나이 든 여성은 가정으로 돌아가 조용히 숨어살기를 원하지만 여성과 나이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는 용기있는 여성이 많아지면 여성과 나이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뀔 것이다.여성이 앓고 있는 크고 작은 아픔은 절대 남성이 대신 풀어줄 수 없는 것이다.
이정숙 시그니아 미디어 대표
1994년,내가 방송국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공부하러 간다고 하자 “남자라면 몰라도 여자가 그 나이에 무슨?”이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는 여성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여자는 나이가 들면 집안에 틀어박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여성들의 머릿속에 더 깊이 각인되어 있었음이다.
연말을 맞아 이어지는 송년 모임으로 잠이 부족해 피로를 풀려고 사우나 하러 갔다가 옆자리의 여성들이 주고받는대화를 엿듣게 되었다.“너는 정말 힘도 좋다.그 나이에유학은 무슨 유학? 나는 나이 먹으니까 귀찮아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라는 말이 또렷하게 들려왔기 때문이다.여성이 꽃으로 비유되면서 여자의 나이는 여자의 능력과 반비례적으로 치부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결과일 것이다.
내가 1995년에 미국에서 만난 70세의 엘렌은 여성도 나이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나이에 관계없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미국의 미시간 주립대에서 공부할때 생물학과 학부에 갓 입학한 70세의 엘렌은 여느 신입여대생과 같이 화장기 없는 얼굴에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등에 배낭을 매고 학교에 다녔다.엘렌은 “나이를 앞세워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면 제 나이에 하지 못한 일은 절대 다시 할 수 없게 된다.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조금만 용기가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놓친 기회를 만회할 수 있는데 그럴 필요가 있는가? 나는 물론 젊었을 때 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는 대학의 학과를 졸업했고 석사 학위도 2개나 가지고 있다.열심히 일해서 여생을 즐길 만한 돈도 벌어 놓았다.그래서 지금은 학위와돈벌이간에 큰 관련이 없는 생물학과에 입학했다.나는 어려서부터 생명의 신비를 다루는 생물학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형편상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여태까지 기다려왔다.학부에 입학해보니까 공부도 공부지만 어린 남학생들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엘렌은 여성들이 나이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능력이 배가됨을 일깨워 주었다.
1998년 귀국해보니 우리 사회에도 엘렌같은 용기 있는 여성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60대에 대학에 입학한 여성,40대 중반에 유학을 떠난 어머니에 관한 기사가 반가운 것은 여성의 문제는 여성이 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여전히 나이 든 여성은 가정으로 돌아가 조용히 숨어살기를 원하지만 여성과 나이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는 용기있는 여성이 많아지면 여성과 나이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뀔 것이다.여성이 앓고 있는 크고 작은 아픔은 절대 남성이 대신 풀어줄 수 없는 것이다.
이정숙 시그니아 미디어 대표
2001-12-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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