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 엄포일까 진짜일까

美 ‘이라크 공격’ 엄포일까 진짜일까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1-12-11 00:00
수정 2001-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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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이라크로의 확전 여부가 국제적 외교쟁점이 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테러와의 연결고리로 삼아,이라크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부시 행정부는 “확전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라크가 국제 무기사찰을 거부하면 ‘쓰라린 결과’를 맛볼 것”이라고 계속 엄포를 놓고 있다.

미 의회 지도자들도 지난 5일 “이라크로부터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미국의 절박한 과제”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를 공격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대테러전쟁을 막후에서 지휘해 온 딕 체니 부통령은 9일 NBC 방송에 출연,“아직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지는 않았으나 사담후세인 대통령이 개발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의 공격에 취약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다시 이라크 문제를 거론했다.

이라크는 미국의 ‘위협’과 ‘경고’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화’로 문제를 풀 것을 제의했다.타리크 아지즈 부총리는 이날 “미국과 모든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희망한다”며 부시 행정부에 “위협과 침략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는 잘못한 게 없으며 서방국가들이 제기한 의혹들은 이라크를 정복하려는 음모”라고 비난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대테러 전쟁이 이라크로 확대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라며 미국의 확전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아난 총장은 “다른 지역으로 전쟁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안보리에서 다뤄야 한다”며 “이라크를 공격하려는 어떠한 시도나 결정도 중동지역에서의 대규모 확전을초래할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국제사회의 반발을 의식,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앞서 “미국이 이라크를 즉각 공격하려는 계획은 없다”며 “확전에는 확고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영국은 이라크가 9·11 테러세력과 연관됐다는 증거가 있으면 공격에 동참할것이라고 말했으나 유럽연합(EU) 등은 확전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국제적 연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이라크와 알 카에다의 연계가 드러나더라도 이·팔 분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은 아랍권의 반발만 살 가능성이 크다.후세인정권이 붕괴된 이후 대체세력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자칫북부 쿠르드족과 중부 수니파,남부 시아파 등이 뒤섞인 내전만 야기할 수 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완전히 배제할수는 없으나 현재로선 국제무기사찰 수용을 관철시키려는미국의 ‘외교적 공세’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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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
2001-12-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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