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핵안과 캐스팅 보트

[사설] 탄핵안과 캐스팅 보트

입력 2001-12-08 00:00
수정 2001-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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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이 한나라당이 제출한 신승남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6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함에 따라 탄핵안은 오늘 중 가부가 판가름나게 됐다.현재의 원내의석 분포를 볼 때,한나라당은 의결정족수인 과반수(137석)에서 1석이 부족하고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자민련은 탄핵 반대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탄핵안 처리로 거대 야당의힘을 과시하고 정국을 주도해나가려 했지만 절묘한 1석의제동에 걸리고 만 셈이다.표결을 하루 앞둔 7일 한나라당은신 총장에 대한 탄핵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했다. 신 총장이 검찰의 권한남용 금지 의무,청렴 품위유지 의무,정치적 중립,국회 증언감정법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은 법리적으로 대상과 그 사유에서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탄핵안 자체가 위헌·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또 설사 탄핵 대상이 된다고해도 구체적인 위법 사실을 적시해야 하는데도 한나라당은관계법 위반을 추상적으로 나열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당초물리력을 동원하더라도 통과를 저지하겠다던 민주당은 자민련의 탄핵 반대에 힘입어 한나라당의 탄핵안 제출이 정치공세임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번 탄핵안 발의는 정치적으로도 거대 야당의무리수였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그들의 검찰총장의 퇴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가운데 국회 증인출석 요구까지 거부되자 거의 반사적으로 탄핵안을 제출함으로써 오히려 자충수를 놓았다는 것이다.만약 이같은 상태에서 탄핵안이 표결에 부쳐질 경우 한나라당은 일대 모험을 하게 될 것이며결과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차제에 ‘수(數)의 힘’으로 밀고 나가려는 경직된 자세를 버리고 정국운영의 방법을 다시 한번 성찰하는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 탄핵안은 ‘72시간내 표결무산’으로 자동폐기되거나,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당인 민주당은 탄핵안이 폐기되더라도 검찰총장의 국회 증인출석 요구에 이어 탄핵안까지 발의되게 된 전 과정을 되돌아 보고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정치적,제도적 뒷받침에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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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자민련이 반대키로 한 것은 교원정년연장 문제에있어 한나라당의 당론 선회에 대한 깊은 회의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앞으로 중요한 것은 캐스팅 보트를 쥔정파나 의원들은 당리당략적인 이해 관계를 떠나 의회정치발전에 기여하고 국민 다수 여론에 부합되는 선택을 해야한다.우리 정치 풍토가 여야 극한 대결로 점철된 것도 따지고 보면 건전한 정치적 완충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런점에서 이번 탄핵안 처리에 있어 캐스팅 보트는 그 정치적무게를 더한다고 할 수 있다.
2001-12-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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