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정년’ 여론에 백기든 野

‘교원정년’ 여론에 백기든 野

박찬구 기자 기자
입력 2001-12-04 00:00
수정 2001-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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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3일 우여곡절 끝에 교원정년 연장 당론을 거둬들였다.‘수(數)의 정치’가 여론의 역풍에 무릎을 꿇었다는 점에서 향후 거대야당의 행보와 여야관계에 의미있는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선택은 정책공조를 추진한 자민련이나 한국교총 등 정년 연장론자들의반발이라는 또다른 부담을 초래한 형국이다.

[배경과 파장] 당 안팎의 거센 반대로 거대야당의 밀어붙이기에 제동이 걸렸다.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최근 3∼4일동안 대국민 홍보를 통해 여론의 반전을 시도했으나 ‘역부족’이었다.당내 개혁파들이 자유투표를 요구하는 등 내홍(內訌) 양상까지 빚었다.

이 총재는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순수한 마음에서 교육과 교권이 바로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나 받아들이는 쪽에서 거야(巨野)가 밀어붙인다는 오해를 한 것 같다”면서 “실제 그랬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겸허한 마음을 갖자”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U턴’은 거대야당의 정책 결정과 추진 과정에 허점이 도사리고 있음을 보여줬다.당내에서는정년연장안의 강행 처리를 주도한 이재오(李在五) 총무등 일부 인사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이 총재의 정국 운영 노선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 대선을 겨냥,정책을 ‘정치논리’로 풀려다 보니 무리수를 뒀다는 분석이다.

교총 등의 지지세를 의식,연장안 처리를 시도했다가 학부모 등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발을 빼는 모습은 수권정당을자임하는 야당의 책임감이나 소신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중론이다.

자민련도 “한나라당은 믿을 수 없는 정당”이라며 발끈하는 등 후유증을 예고했다.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수권정당이라면서 냉온탕을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통겪은 의총]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논리적으로는 연장 찬성론자가 많았지만,강행 처리를 유보하자는 이 총재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고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전했다.그러면서도 자민련과 교총 등의 반발을 감안,“당론에는 변함이 없고,회기내 처리를 위해 총무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키로 했다”며 ‘퇴로’를 열어놓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의총발언자 16명 가운데 상당수가 정년 연장에반대하는 등 당론 조정과정에 진통을 겪었다.김홍신(金洪信) 의원은 “의총에서 발표만 하면 그게 당론이냐”며 당론결정의 투명성을 거론했다.이강두(李康斗) 의원 등은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반대했다.

반면 김용균(金容鈞) 의원이 “소크라테스나 예수도 여론이 죽였다.흔들리지 말자”고 주장하는 등 일부 의원은 강경한 견해를 고수했다.

박찬구 이지운기자 ckpark@
2001-12-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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