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전쟁/ 아프간 새정부 구성 난제 ‘첩첩’

美 테러전쟁/ 아프간 새정부 구성 난제 ‘첩첩’

전경하 기자 기자
입력 2001-11-20 00:00
수정 2001-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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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새 정부 구성이 꼬여가고 있다.다양한 파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거국정부 구성’이라는 큰 틀에만 합의한 상태다.북부동맹이 아프간의 장래를 결정하는 종족지도자회의가 수도 카불에서 열려야 한다는 종래 주장을 철회,유럽 개최를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여기에 이란,파키스탄,러시아 등 아프간과 직접적 이해관계에 놓인 국가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12명의 고위관리들로 구성된 러시아 대표단이 18일 가장 먼저 카불에 입성,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끝나지 않은 전쟁=아프간 북부에서는 쿤두즈,남부에서는칸다하르에서 전쟁이 아직 진행중이다.미국은 19일에도 B-52폭격기 등을 동원,탈레반 진지들에 대한 폭격을 계속하고 있다.반면 쿤두즈에 포위된 탈레반 군들이 조건부 항복 의사를 밝혔다.항복 조건은 비(非) 아프간 전사들이 살해되지 않고 항복 과정을 유엔 대표단이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항복은 하지만 북부동맹이 아니라 유엔에 한다는 입장이다.그러나다른 탈레반 사령관은항복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부인하는 등 탈레반이 내분을 겪고 있다.

◆대안없는 국제사회=아프간 영토내에서 전쟁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정부구성안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2년간 유엔관할을 통한 거국 과도정부를 수립한다는 큰 틀은 있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30년간 지속된 내분을 반영하듯 아프간의 모든 정파와 부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프레드 에크하르트 유엔 대변인은 “아프간에 대한 유엔 통치방식에는 해답이 없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아프간의 모든 파벌은 외부세력이 아닌 아프간인 스스로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문제는 아프간 전체를 대표할 지도자가 없다는 것.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대통령은 소수민족인 타지크족 출신이고 북부동맹내 군사적 기반이 없다.반면 아프간 최대 부족인 파슈툰족 출신의 자히르 샤 전 국왕은 87세의 고령에 망명생활을 30년간 해 온 것이 약점이다.

◆북부동맹의 내분과 약탈 증가=승리자가 된 북부동맹은 느슨한 종족연합으로 구성돼 있다.승리가 확정되자 지도자들은 권력쟁탈에,병사들은 약탈에 나섰다.북부동맹의 집권기인 92∼96년보다는 덜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민심이 떠나기는 마찬가지다.

아프간 최대 상업도시 잘랄라바드에서는 북부동맹 병사들에 의한 약탈이 자행되고 있다.세계식량기구(WFP) 창고마저 약탈 대상이 됐다.반면 파벌간 회의인 ‘슈라’에서 지도자들이 주지사 자리를 놓고 자리다툼을 벌였다.

전경하기자 lark3@
2001-11-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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