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박종렬(朴淙烈)공안부장이 여름휴가때 민주당 김홍일(金弘一)의원과 제주도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24일 검찰은 ‘개인의 사생활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임휘윤(任彙潤)전 부산고검장 등의 이용호 게이트 연루 사건과 제주경찰서 정보 유출 사건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상황에서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르지 않을까 우려했다.

대검의 한 간부는 “아무리 공직에 있다고는 하지만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과 휴가를 같이 가서 몇차례 식사를 같이했다는 것만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느냐”면서 “휴가는 사적인 영역이며 이런 부분조차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박 부장과 김 의원의 만남이 사건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박 부장도 “김 의원이 야당에 있을 때부터 가족들까지 친한 사이이며 김 의원과 만나도 개인적인 이야기 외에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적인 사건을 다루는 공안부의 수장(首長)이 김의원과 휴가를 같이 보낸 것은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재·보궐 선거를 놓고 정치권이 극한 정쟁을 벌이고있는 상황에서 ‘대검 공안부장-여당 실세’의 만남은 정치공세의 표적이 될 수 있어 파장이 확산될 여지가 없지 않다.

한 평검사는 “최고위급 검찰 간부라면 남들이 보기에 오해의 소지가 될 만한 행동은 스스로 자제했어야 했다”면서 “고위 검사들의 처신이 계속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어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장택동기자 tae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