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정부 비상소집 체계 ‘구멍’

집중취재/ 정부 비상소집 체계 ‘구멍’

유진상 기자 기자
입력 2001-10-11 00:00
수정 2001-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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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비상소집 체계가 허술하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지난 8일 새벽 정부가 중앙부처 과장급 이상 고위공무원에게 비상소집령을 발동했으나소집에 나온 공무원들은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한것으로 나타나 비상소집시 개인 및 업무별 대처요령을 담은부처별 매뉴얼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소집통보에만 1시간30분이 걸려 동시통보시스템 보완이 필요하고 소집과정에서 전달내용이 변질되는가 하면 참석률에 대한 허위보고도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매일이 10일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비상소집 실태를 취재한 결과 정부의 테러 발생 등 유사시에 대비한 대처가 전반적으로 미흡해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외교통상부와 국방부,경찰청 등 관련부처는 신속히 대처가 이뤄졌으나 재정경제부 등 다른 부처의 경우대처요령이 숙지가 안돼 허술했다.

모경제부처의 경우 당직자 한 사람이 통보하느라 1시간30분이 걸렸으며 전달내용도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과장급이상’에서 ‘간부급 이상’으로 변질되기도 했다.다른 경제부처의 경우 과장급 이상이 모두 참석했으나 회의는 정작국장급 이상만 참석한 채 무슨 일을 해야할지 몰라 어리둥절해했다.또 다른 부처의 경우 소집된 간부들이 “영문을모르고 나왔다”고 말할 정도여서 비상시 업무처리 매뉴얼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 부처는 당직사령실에는 ‘100% 참석’이라고 보고했으나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부분 부처의 경우 비상시 연락할 수 있는 자동전화(오토콜)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은데다 소집시간 직전에 통보하는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다.정부는 지난8월 을지연습 때 모든 공무원의 전화번호를 저장했다가 동시에 연락하는 오토콜을 사용해 봤으나 이번에는 관련프로그램이 없어 이를 가동하지 못했다.반면 국방부의 경우 개인적인 사정으로 해당간부가 불참할 때에는 반드시 대행자를 사전에 임명해 비상소집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

유진상 주현진 박록삼기자 jsj@
2001-10-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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