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고위층과 당상관

[씨줄날줄] 고위층과 당상관

정인학 기자 기자
입력 2001-07-03 00:00
수정 2001-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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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위층들의 특권 장치였던 검찰의 ‘구속수사 특례규정’이 자체 비판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음으로 양으로국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지도층은 범행을 저질러도 구속하려면 특별히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도록했던 예규를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특권층의 보호막을 이제야 걷어내겠다는 얘기이다.

‘구속수사 승인대상 및 승인 신청절차’라는 ‘예규’가일선 검찰에 시달된 것은 1995년 4월이었다.법무부는 ‘법무예규 검이 제430호’라는 것을 제정해,장·차관이나 차관급이상의 국가 공무원,국회의원이나 정당의 대표를 구속하려면 검찰총장을 거쳐 법무부장관의 사전 승인을 얻도록 했다.

대검찰청도 비슷한 시기에 ‘대검예규 제237호’를 만들어장 ·차관이나 국회의원 이외에도 고위층의 경우 검찰총장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대상자는 법무 예규보다 조금확대해서 2급(중앙부처 국장)이상의 각급 공무원을 포함시켰다.그러나 교육 공무원은 각급 대학의 장(長)으로 한정시켰다.서울시장을 비롯한 시·도지사와 의회 의장 그리고 교육감과 교육위원회 의장,대한변호사회와 지방변호사회의 장도 특례 대상이었다.은행장과 일간 신문사와 방송사 및 통신사 대표가 빠질 리 없다.판사와 검사도 포함되었다.

이들 면면은 상투머리에 두루마기를 휘젓던 조선시대의 당상관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국정을 논의하는 조정에서대청에 올라 의자에 앉을 수 있었던 당상관은 정사를 좌지우지하며 백성 위에 군림했다.

사회적 고위층에 대한 특례규정을 도입한 배경 역시 고루하기 짝이 없다.고위층 인사가 이런저런 이유로 구속될 경우 법적,사회적 안정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보통 사람들이야 조금만 잘못해도 가차없이 국법의 철퇴를 받아야 하지만 지도층은 용인되어야 한다는 얘기인가.

이 같은 구시대적 발상은 사회적 위화감을 조장할 뿐 아니라 국법의 위엄을 훼손시켜 사회기강마저 흔들고 있다.법적용이 가장 엄격해야 할 법조계에서 오히려 이런 규정을자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오죽했으면 검사들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나왔겠는가.망설일것이없다. 검찰은 특례조항을 즉각 없애 만인은 법앞에서 평등하다는 원칙을 실천으로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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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1-07-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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