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육로관광 北개방 전기로

[오늘의 눈] 육로관광 北개방 전기로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2001-06-16 00:00
수정 2001-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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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상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35마일 해상을 새벽에무단 침범한 14일 저녁 금강산 유람선 설봉호는 그 NLL을유유히 넘어 북한 장전항으로 향했다.남쪽이 북한 상선의NLL 재침범에 따른 안보논쟁으로 들끓던 15일 금강산에서는 남북의 민간단체 대표 640여명은 ‘민족통일대토론회’를 열어 6·15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축하했다.안보논쟁과민족화해의 노래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이 모습이 오늘의한반도 현실이다.

금강산호텔 앞마당에서 펼쳐진 ‘민족통일대토론회’는실로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남북의 대표 640여명은열렬한 박수와 포옹으로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다짐했다.

그러나 그들이 화합을 염원한 그곳,온정리는 아쉽게도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또 다른 ‘우리’에 불과했다.그들의힘찬 외침은 비로봉을 넘고 휴전선을 건너 뛰어 평양과 서울로 퍼져가기엔 힘이 부쳤다.

현대와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머지않아금강산 육로관광을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이 재개될 전망이다.한푼의 달러도 아쉬운 북측과 사업수익을 내야 하는현대의이해타산이 접점을 찾은 결과다.여기에 금강산 관광이 지니는 남북화해의 상징성이 협상의 뒤를 받쳤다.

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그동안 남측 관광객 40만명에게 북녘땅을 밟을 기회를 주었다.그러나 그 40만명 가운데북한 주민을 만나 통일을 얘기한 사람은 거의 없다.온정리를 둘러싼 철책이 여전히 또다른 분단의 벽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육로관광을 앞두고 남북 당국은 이제 새로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남북한 주민들이 살갗을 부딪치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서로 만나 무엇이 같고,무엇이 다른지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풀기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협상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있다. 그러나 15일 열린 금강산 토론회 같은 행사가 더이상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금강산 관광이 진정한 민족화해의 수단이 되도록 우리 정부는 힘을 쏟아야 한다.북한을 열어야 한다.

[진 경 호 정치팀기자] jade@
2001-06-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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