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관리자가 조직 망친다

무능한 관리자가 조직 망친다

곽태헌 기자 기자
입력 2001-05-19 00:00
수정 2001-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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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관리자로는 정부 혁신이 어렵다.” 최종찬(崔鍾璨)전 기획예산처차관은 18일 지인(知人)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같이 밝혔다.최 전차관은 30년간의관료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공직사회의 일하는 방식등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공직사회에 파장도 예상된다.

최 전차관은 “무능한 조직관리자가 너무 많아 공직자들이 (쓸모없는 일로) 밤 늦도록 일한다”면서 “하지만 국민들이 정부서비스 개선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은 공무원들이 쓸모없는 일에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서작성시 많은 시간 허비,비효율적인 회의,위원회운용의 부적절,의사소통의 부정확,정보공유 미흡 등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최 전차관은 “여론수렴이나 책임회피 등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할 때 상근위원과 필요에 따라 참석하는 위원으로구분해 신축성 있게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그는 건설교통부차관 시절 사회보장심의회에 장관을 대신해 참석했지만 안건은 건교부와 관계없는 국민연금뿐이었다.업무와관계없는 일로 시간을 허비해 예정됐던 그린벨트 해제관련 토의에는 참석할 수 없었다.그는 “이런 예는 한두번이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최 전차관은 “중요한 회의일수록 보안을 이유로 안건을사전에 배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경우는충분한 토의가 이뤄질 리 없어 장관들의 순발력으로 협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중요한 회의일수록즉흥적으로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 “안건에 따라 회의 소집시간을 순차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그는 건교부차관 시절 오후 2시에시작되는 규제개혁위원회에 참석했다.부처별로 안건심사를 하다 보니 오후 8시가 돼서야 순서가 됐다.다른 부처 심의를 6시간 구경하며 ‘아까운’ 시간을 보낸 셈이다.최전차관은 “부처별 심의시간을 예측해 순차적으로 불렀으면 시간낭비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차관은 “상급자가 10∼20분을 할애해 확실한 보고서 지침을 주면 하급자는 10∼20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정보공유를 기피하는 직원에게는 벌을,잘하는 직원에게는 상을줘 정보공유 문화를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차관은 행정고시 10회 출신으로 옛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장을 거친 ‘기획통’이다.국민의 정부 출범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건교부차관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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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헌기자 tiger@
2001-05-1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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