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문위원 칼럼] 우려만 낳은 인천공항 보도

[편집자문위원 칼럼] 우려만 낳은 인천공항 보도

김정탁 기자 기자
입력 2001-04-24 00:00
수정 2001-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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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첫 편집자문위원 컬럼(3월6일자 보도)에서 대한매일이 권위지로서 거듭나기 위해서는‘비판에 인색치 말아야’라는 주문을 했다.대한매일이 행정뉴스를 강화하고,또강화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인천국제공항 개항 관련 기사를 보면서 이 주문이좀 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필자를 포함해서 적지 않은 국민들이 인천국제공항이 예정대로 개항되면 곧이어 항공교통 마비사태가 올 것으로 인식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오로지 언론의 비판 일변도 보도 탓이다.실제 우리 언론은 인천공항 개항과관련해서 심할 정도로 비판의 칼을 무자비하게 휘둘렀다.

심지어 개항을 연기해야 한다는 극히 일부의 주장도 모든사람들의 생각인 양 보도하기까지 했다.물론 정도 차이는있지만 이 대열에서 대한매일도 예외는 아니었다.아니 긍정도 아니고,부정도 아니고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했다는것이 좀더 정확한 표현일는지 모른다.

먼저 3월14일자에서 머리기사로‘인천공항 개항 미뤄야’라고 크게 보도했다.‘수하물 처리 시설 등 모자라 대혼란우려’의 보조 제목이 개항 연기의 이유였다.이것은 DLiA라는 한 항공 컨설팅의 보고서인데도 보고서라는 사실은조그맣게 제시함으로써 마치 실제 상황이 벌어진 것처럼보도했다.

다음날인 3월15일자 보도도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했다.단지 차이가 있다면 기사 크기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그렇지만 기사내용은 전날보다 더 비판적이다.‘인천공항 개항 연기 논란’이라는 주 제목에서 보듯이 전날에 비해 한발 물러선 듯한 느낌이 든다.그렇지만‘컨설팅사 권고 따라 당국 재검토 의견도’라는 보조 제목에서 볼 수있듯이 개항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게다가‘건교부선 강행’이라는 식의 보조 제목을삽입하여 정부 당국이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도저 식으로밀어붙인다는 인상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3월16일자 보도는 전날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취했다.‘인천공항 우려 속 보완작업 박차’,‘오늘 관계 부처장관회의’,‘29일 개항 총력전’이라는 제목에서 보듯이개항은 갑자기 기정사실로 바뀌었다.왜 이런 식으로 보도태도가 급변했을까? 그것은 국무총리 주재로 전날 열린인천공항 관련 장관회의 결과를 갖고서 기사를 썼기 때문이다.어떻게 보면 그날 국무회의는 언론의 비판적 태도를바꾸거나 누그려 뜨리기 위해 계획된 행사일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언론이 이를 덥석 받아 물었고,그 결과는 정부의 입장만을 지지하는 꼴이 되었다.

그런데 3월17일자 보도는 또다시 어제의 기조를 바꾸어야하는 상황으로 전개되었다.‘인천공항 수하물시스템 고장’이라는 기사를 머리기사로 크게 게재했기 때문이다.그것이 모의훈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마치 실제상황인 것처럼 가정하고 기사를 키웠다.

이런 식으로 보도 태도가 오락가락하면 독자들이 어디에장단을 맞추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뿐이다.게다가 인천국제공항이 막상 개항되자 언론의 우려와는 달리 어떤 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물론 언론의비판적 보도 때문에 개항 준비에 만전을 기할 수 있지 않았느냐고 주장할 수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런 주장이 공허하게만 느껴진다.

김 정 탁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2001-04-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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