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의 해’라고 한다.새삼스런 문화운동이라고 해야 할 것인지.지방자치시대를 상징하는 새로운 문화현상인지 모호하지만 어쨌거나 문화에도 지방,지역을 따로 붙이기 시작했다.그로부터 시작된 1도시 1조각공원 만들기,조각 심포지엄을 비롯한 각종 문화행사들이 줄을 잇는다.그러나 무조건 ‘새’자 하나 붙이면 새문화,새천년,새예술,새정치,새지역문화가 되는 게 아니다.
요즘 새로운 지역문화운동이란 것이 고작 행사를 주관하는 지역관청이나 운영위원회 그리고 지역유지로 행세하는커미셔너들의 입김으로 행사가 이루어지고 조형물이 설치되는 실정이다.이들은 특색있는 지역문화 활성화와는 전혀 무관한 듯 하다.지역문화,특히 미술공모전이나 축제의 경우 그 실체를 이해하기란 여간 난망한 일이 아니다.그리고 만들기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수다를 많이 떨고 영향력을 발휘하느냐에 더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미(美)가 아니라 학문으로 옮겨간 예술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한 장의 그림,혹은 한 점의 조각품은 이제 그것에딸린 부수적인 텍스트의 문제가 되어버렸다.오늘의 공모전 작품들을 보면 미리 20∼30쪽이나 되는 팸플릿을 공부하지 않고는 작품을 이해할 수가 없게 됐다.이러다가 혹시그림이 보여주는 그림이 아니라 그림 자체가 사이비 철학을 설명하는 삽화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미술품이란 아는 것이 보이고,보는 것이 곧 아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상식이다.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의 미술공모전이나 예술지원금 교부가 일반대중이 이해 할 수 없는 수준,그것도 미술계의 마피아라고 할 수 있는 소수 전문가들의 입맛대로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말이다.오히려 일각에서는 되지 못한 지역문화의 해에 시민들이 목소리를 합쳐 몇몇 문화권력가들과 손잡고몰래 행사를 벌이는 지방자치단체를 자제시켜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비등하는 실정이다.
지역문화의 해에 저지르는 최악의 죄악이 있다면 그것은바로 관객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경멸한다는 점이다.
이도형 도예평론가
요즘 새로운 지역문화운동이란 것이 고작 행사를 주관하는 지역관청이나 운영위원회 그리고 지역유지로 행세하는커미셔너들의 입김으로 행사가 이루어지고 조형물이 설치되는 실정이다.이들은 특색있는 지역문화 활성화와는 전혀 무관한 듯 하다.지역문화,특히 미술공모전이나 축제의 경우 그 실체를 이해하기란 여간 난망한 일이 아니다.그리고 만들기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수다를 많이 떨고 영향력을 발휘하느냐에 더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미(美)가 아니라 학문으로 옮겨간 예술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한 장의 그림,혹은 한 점의 조각품은 이제 그것에딸린 부수적인 텍스트의 문제가 되어버렸다.오늘의 공모전 작품들을 보면 미리 20∼30쪽이나 되는 팸플릿을 공부하지 않고는 작품을 이해할 수가 없게 됐다.이러다가 혹시그림이 보여주는 그림이 아니라 그림 자체가 사이비 철학을 설명하는 삽화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미술품이란 아는 것이 보이고,보는 것이 곧 아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상식이다.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의 미술공모전이나 예술지원금 교부가 일반대중이 이해 할 수 없는 수준,그것도 미술계의 마피아라고 할 수 있는 소수 전문가들의 입맛대로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말이다.오히려 일각에서는 되지 못한 지역문화의 해에 시민들이 목소리를 합쳐 몇몇 문화권력가들과 손잡고몰래 행사를 벌이는 지방자치단체를 자제시켜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비등하는 실정이다.
지역문화의 해에 저지르는 최악의 죄악이 있다면 그것은바로 관객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경멸한다는 점이다.
이도형 도예평론가
2001-04-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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