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돌아온 은어

[씨줄날줄] 돌아온 은어

김재성 기자 기자
입력 2001-03-15 00:00
수정 2001-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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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는 청정수에서만 산다.이름처럼 그 맛이 담백하면서 오이 향이 은은하게 풍겨 여름날,선비의 술상에 은어회가 오르면 최고의 호사로 쳤다.도마에 오른 은어가 ‘죽는 것은 괜찮으나 상놈의 입에 들어갈까 슬프다’며 탄식했다는 얘기는아마도 어느 협량(狹量)한 양반이 아랫 것들 입에 들어가는것이 아까워 지어낸 말이리라.

1급수에서만 산다는 ‘물고기의 귀족’이 한강에 돌아왔다.

1999년,41년 만에 발견됐을 때만 해도 농반진반,“아마도 길잃은 은어인가 보다” 했는데 이번에는 어종으로서의 서식이 확인됐다. 또 1958년 이후 한번도 보이지 않던 버들메치,황쏘가리,젓뱅어,가숭어,점농어 등이 함께 나타난 것으로 보아 한강의 수질이 은어가 서식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다고믿어도 될 것같다.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가 국립수산진흥원 청평내수면 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5월16일부터 12월20일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강에는 모두 56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 것으로확인됐다.이는 1958년의 61종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한강의 어종은 1990년에는 21종까지 줄었다.1970년대의 한강 공유수면 매립공사와 1982년부터 5년간 시행된 한강종합개발사업으로 서식환경이 변한 데다 수도권인구 급증으로 수질이급격히 떨어진 탓이었다.

서울시가 1958년 이후 여섯 번의 한강 물고기 생태조사를통해 한번이라도 한강에 서식했거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확인한 어종은 모두 87종이다.따라서 싱어,묵납자루,쉬리,줄몰개,배가사리,꾸구리,버들치,갈겨니,종개,퉁가리,붕퉁뱅어,송사리,드렁허리,농어,둑중개,버들붕어 등이 더 돌아와야 할 한강의 물고기 가족이다.그동안 한강은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가 설치된 이후 유속이 크게 감소했다.그 결과 지수(止水)성 물고기가 늘어 1958년 조사 때 없었던 7종의 어종이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그 대신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계류성 물고기가 크게 감소해 앞으로 어떤 물고기는 한강에서영원히 구경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어쨌든 은어와 함께 한동안 사라졌던 물고기 가족이 나타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앞으로 남획을 막으면서 더 많은 연구와 투자로 한강의 어종을더 불러들여야할 것이다.물고기가 살아야 사람이 살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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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논설위원jskim@
2001-03-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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