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은 지난달 말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책상서랍 뒤 빈 공간에서 우연히 수십장의 국·공채와 지하철채권,약속어음,아파트 매매계약서,통장 등총 3억∼4억원어치가 끈으로 묶인 다발을 발견해 주인인 전직 의원에게 돌려줬다고 5일 밝혔다.

김 의원은 당시 대정부질문용 메모지를 찾기 위해 서랍을빼내는 과정에서 다발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의원은“채권뭉치와 함께 발견된 여권(旅券)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옛 여당 의원으로 방을 사용했던 그는 비서를 보내 물건을 찾아갔다”고 주장했다.

지난 80년대 초반 발행된 수십장의 국·공채에는 일련번호가 적혀 있었고,이모씨 명의 통장 3개에는 1,500여만원이 입금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 의원은 “수억원을 서랍에넣고 잊어 버릴 정도면 당시 정치권에 얼마나 많은 돈이 흘러다녔을지 충분히 짐작된다”고 개탄하면서도 신원 공개는거부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 직전인 13대와 14대 때 각각 방을 썼던 도영심(都英心)의원과 김효영(金孝榮)의원이 임자로 거론되고 있다.그러나 도 의원과 김 의원은 5일 “나하고는 전혀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서랍 안 3억원의 소유주는과연 누구일까.

김상연기자 carl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