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아나운서 브라운관 누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 브라운관 누빈다

손정숙 기자 기자
입력 2001-03-02 00:00
수정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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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에게든 갈 수 있어! KBS 아나운서 임성민씨가 프리를 선언,1일부터 ‘자유인’이 됐다.임씨의 독립선언은 시기가 저울질돼 왔을뿐 예견된‘사태’라는 게 방송가 입방아.넘치는 재능을 주체 못해 교양부터 오락,드라마까지 문어발을 뻗쳐온 임씨였기에 ‘조직’이란 압박이 몸에 맞을 리 없었을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금만 떴다하면 ‘프리’를 선언하는 건 공중파 아나운서들의 예사 행로가 돼가고 있다.그 수도 어느덧 기십명을 헤아린다.우리나라 프리랜서 아나운서 1호는 황인용씨.TBC 소속이던 1980년 일찌감치 독립을 선언한 뒤 ‘황인용의 영팝스’‘밤을 잊은 그대에게’등 팝프로그램 전문진행자로 스스로를 각인해왔다.이후로도 이계진 원종배 이숙영 김동건최선규씨 등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던 아나운서 프리선언이보편화한 것은 90년대 중반이후.케이블 출현을 필두로 한 매체의 무한 증폭, 교양과 오락사이의 경계 허물림, 이를 통해 아나운서도 스타가 될 수 있는 토양 마련과 맞물린 현상이다.

95년 MBC를 ‘박차고’나온 한선교씨,97년 나란히 KBS를 ‘탈출’한 정은아 손범수 오영실씨,99년 SBS에서 독립한 유정현씨,2000년 KBS 차장에서 느즈막히 프리로 ‘개업’한 이금희씨 등.브라운관을 누비는 맹렬 아나운서 절반이상이 프리다.유학중인 KBS 김병찬씨도 프리선언 초읽기라는 전언이며손범수씨 경우는 진양혜씨와 부부 프리 아나운서로 활약중이다.아나운서들이 반(半)연예인이 된 방송환경 변화가 프리선언의 토양이라면 그 결정변수는 아무래도 수입문제.IMF이후방송사마다 외부진행자 예산을 대폭 삭감,그 몫이 고스란히아나운서들에게 떨어져 업무량이 엄청 증폭됐는데도,출연료는 형편없는 제자리걸음이다.한 방송사의 경우 아나운서들의편당 수당은 2만원에 묶여 있는데 프리의 몸이 돼 외부진행자로 분류되면 40만원까지도 받는다.일년치 연봉을 한달만에회수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CF등 외부활동을 제약하는 엄격한 조직문화도 아나운서 ‘탈출욕구’를 북돋운다.끼넘치는 신세대 아나운서일수록 오히려 이런 제약이 더 근본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91년 KBS탤런트 시험에 합격했다가 집안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던 임성민씨의 경우는 기류변화의 대표적 사례가 될 듯하다.임씨는드라마는 물론,벌써 영화출연·음반취입까지 계획하며 죽였던 끼를 되펼쳐 볼 꿈에 부풀어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2001-03-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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