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 문화프로 푸대접 눈살

방송사들 문화프로 푸대접 눈살

손정숙 기자 기자
입력 2001-01-30 00:00
수정 2001-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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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보다는 서태지,김기창보다는 조성모(?)우리 방송사들 저울 기울기의 현주소다.연예인과 순수문화예술인에대해 방송사가 ‘지킬과 하이드’만큼의 이중적 잣대를 적용해온 게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문화예술계 거성들이 잇달아 타계한 최근 이같은 문화 푸대접은 새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해 12월24일 미당 서정주 타계때다.국내 언론이 미당의 타계소식을 타전하며 들썩이던 이때도 방송3사 제작국만은 조용했다.별도의미당 특집이라곤 KBS ‘미당,질마재로 돌아가다’가 유일했다.그마저 각종 연예프로 연말특집 북새통에 아무도 눈치못챌 28일 밤11시대에 슬그머니 방송되곤 사라졌다.

지난 23일 타계한 운보 김기창 화백의 경우는 그나마 조금 나았다.28일 KBS 1TV ‘일요스페셜-거장 떠나다,운보 김기창의 삶과 예술’,MBC TV ‘운보 김기창’ 등 공중파 특집과 함께 27일 KBS 위성2TV의 ‘디지털 미술관’,30일 예술·영화 TV 다큐멘터리 등이 이어져 양적으론 제법 풍성했다.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섭섭하기는 매한가지다.

‘일요스페셜’은 그간의 자료화면을 짜집기 한데 불과했고 MBC 것은 청주방송국이 99년에 제작한 것을 땜질편성한 것.

문화인 홀대는 인기가수 등 연예인 독점 유치를 위해 치열한 물밑 로비전을 마다않는 방송사 행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연예인과 연예프로에 대한 방송사들의 편애가 가속화되면서 공중파 방송의 문화프로는 거의 씨가 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SBS와 MBC는 각각 ‘금요컬처클럽’‘문화초대석’ 정도가 명맥을 잇고 있다.그나마 SBS 국악프로 ‘정겨운 우리가락’이 이달로 막내리고 매주 한번 방송되는 ‘문화초대석’은 뿌리를 못내린채 목·금요일을 떠도는 형편이다.

99년 한때 밤11시를 시간대로 지정,‘TV명인전’‘TV문화기행’‘발굴 이사람’ 등 주중 매일 프로를 바꿔갈며 ‘문화활성화 선도주자’를 과시했던 KBS도 시청률앞에 굴복한 지 오래됐다.

시청률이 아무리 보잘것 없어도 순수예술이 대중문화의 토양임은 부인할 수 없다.연예프로의 저질화가 빤히 예견됨에도 당장 단것만 삼키고 보겠다는 방송사들 태도는 공영성을 나몰라라 하는 대표적사례의 하나로 비난받을만 하다.

손정숙기자 jssohn@
2001-01-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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