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비움의 아름다움

2001 길섶에서/ 비움의 아름다움

최태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1-23 00:00
수정 2001-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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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이 많아야 행복하다 할 수 있을까.얼마전 팔순의 실향민 할머니가 4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며 모은 모든 재산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비움’으로 삶을 채우는 넉넉함이 아름답다.

장자(莊子)의 소요유(消遙遊)에선 욕심을 부리지 않는 삶의 경지를우화로 가르친다.“뱁새가 깊은 숲에 둥지를 틀어도 나뭇가지 하나면족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셔도 작은 배를 채우면 만족한다.(巢於深林 不過一枝 偃鼠飮河 不過滿腹)”고.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데저어하고 내 몫 찾는데 급급한 요즘의 세태를 나무라는 경구로도 손색이 없다.

장자는 나아가 오만과 욕심에 눈과 귀가 먼 인간의 모습을 육체적인장애인과 다를 바 없다고 나무란다.“어찌 눈멀고 귀먼 이가 육체에만 있단 말인가.앎에도 눈멀고 귀먼 이가 있다.(豈唯形骸有聾盲哉 夫知亦有之)” 모두들 자신이 잘났다고 뽐낸다.그러면서 상대에 대해선인정하려들지 않는다. 오로지 나만 있고 우리는 안중에 없다.마음의눈과 귀가 먼 장애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최태환 논설위원

2001-01-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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