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政爭에 국정 표류 안 된다

[사설] 政爭에 국정 표류 안 된다

입력 2000-11-20 00:00
수정 200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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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이번주 총 100조원을 웃도는 새해 예산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나 한나라당이 검찰 수뇌부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가 무산되자 모든 의사 일정을 전면 거부키로 함에 따라 향후 국회 운영이 매우 불투명하게 됐다.특히 한나라당은 이만섭(李萬燮)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입장이어서 20일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일정과 오는 23일로 예정된 공적자금 동의안의 본회의 처리 등도 차질을 빚을 것 같다.한나라당은 더욱이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 등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탄핵안을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반면 민주당은 “탄핵안이 당초부터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만큼 이를 빌미로 국회를파행시키는 것은 당리당략적 처사”라고 비판하고 “4대 부문 개혁이 완료되는 내년 2월까지 정쟁(政爭)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는 이같은 여야의 입장 대립을 보면서 먼저 정쟁으로 인해 국정이 표류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여야의 이같은 정치적 대결로 새해예산안은 물론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당장 시급한 입법안들이 사실상 ‘볼모’로 잡혀 정기국회 운영이 진퇴유곡에 빠져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만약 정부가 요청한 공적자금 동의안이 이달 말까지 처리되지 않고,새해 예산안이 법정시한(12월2일) 내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당장 시급한 기업 구조조정 및 연쇄 도산방지와 동절기 실업대책 등 각종 민생 안정사업 집행이 차질을 빚을것은 불을 보듯 분명할 것이다.

국회 예산안 심의가 파행을 빚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한나라당이 제출한 검찰 수뇌부에 대한 탄핵안 처리가 무산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비록 이 탄핵안은 한나라당이 검찰의 선거사범 편파수사를 주장하기위한 다분히 정치 공세적 의도에서 나온 산물이라 하더라도 이번 의안 처리 과정에서 노정된 여당의 행태는 대단히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여당인 민주당이 자기 당 소속인 국회의장의 의사진행권을 물리적 강제력으로 봉쇄한 것은 정치력 부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졸렬했으며 의정사에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물론 탄핵안 자체가법적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원천적’인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국회의 최종적인 의사는 표결로써 결정된다는 상식에 비추어 볼 때 일련의 사태 진전은 우리의 낙후된 의회정치의 현주소를 말해 주는 것같아 매우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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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정기국회의 가장 우선적인 임무가 새해 나라 살림을 심의하고 민생 등 각종 입법안을 처리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 국회파행 때문에 국정이 표류하도록 해서는 안될 것이다.엄동설한은 다가오고 실업자는 쏟아지는데 국회가 어떻게 민생을 외면할 수가 있겠는가.

2000-11-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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